[과학과 세상] 미세먼지, 중국 탓만 해선 잡을 수 없다

  • 이덕환 서강대 교수

    입력 : 2017.12.07 03:13 | 수정 : 2017.12.07 07:03

    중국發 미세먼지 영향은 34%… 국내 飛散 먼지가 더 큰 비중
    경유차·석탄 퇴출은 해결책 아냐… 대책 세우려면 정확한 진단부터

    이덕환 서강대 교수·화학 과학커뮤니케이션
    이덕환 서강대 교수·화학 과학커뮤니케이션

    가을에 뜸했던 미세먼지가 되돌아올 모양이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해롭다며 긴장하면서도 정작 미세먼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찾을 수가 없다. 환경부는 중국발 미세먼지와 고등어 굽는 연기를 탓하는 수준에 머물며 경유차와 석탄화력발전소의 퇴출에 매달리고 있다. 전문가들도 보건·환경 영역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4조원 넘는 예산을 쏟아부은 수도권 대기 질 개선사업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었다. 미세먼지는 주먹구구식 접근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현대 문명의 부산물이 아니다. 원시 지구의 대기가 오히려 미세·초미세 먼지는 물론이고 질소·이산화황·염화수소·에어로졸과 같은 나노·가스상·응축성 먼지로 가득 차 있었다. 흙이 부서지거나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온갖 크기의 먼지와 오염물질이 생성된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화산재·모래바람·연기는 물론이고 각 가정의 실내 공기에도 다양한 크기의 먼지와 오염물질이 섞여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작은 먼지나 오염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측정·분석 기술이 발전한 덕분이다.

    먼지는 생명체에게 낯선 것이 아니었고 늘 생존을 위협하는 오염물질이었다. 먼지의 위험을 극복하게 하는 기관(器官)·조직·면역력을 가진 생명체만이 진화적으로 살아남았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먼지가 지나치게 많거나, 화학적으로 낯선 먼지가 늘어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먼지는 바람을 따라 이동한다. 건조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황사는 강한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를 지나 미국까지 날아간다. 크기가 작을수록 높이 올라가고, 멀리 날아간다. 그래서 바람이 없는 날은 황사의 미세먼지를 걱정할 이유가 없다. 황사에 포함된 중금속은 건조 지대의 황토에 들어 있던 진짜 자연산이다. 황토에 광물질 형태로 들어 있는, 화학적으로 안정한 자연산 중금속을 겁낼 이유는 없다. 그런 중금속은 산업지대에서 배출되는 반응성이 큰 중금속과는 근본이 다른 것이다.

    서울과 경기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11월8일 오전 서울 망원한강공원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장련성 객원기자
    그런데 대기 중의 먼지를 제거해주는 해결사도 역시 바람이다. 중국 산업지대에서 연소에 의해 만들어진 미세먼지는 강한 바람이 불면 사방으로 흩어져 사라져 버린다. 올가을 미세·초미세 먼지가 작년보다 20% 이상 줄어들었던 것도 북서풍이 유난히 강했기 때문이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북서풍에 의해 한반도로 유입된다는 주장은 섣부른 것일 수 있다. 강한 북서풍이 불면 중국발 미세먼지는 한반도에 도착하기 전에 흩어져 버린다. 오히려 중국 산업지대의 오염된 대기가 정체 상태로 유지되는 경우를 걱정해야 한다. 중국 상공의 정체된 대기가 한반도를 향해 서서히 이동하는 현상은 일기예보 화면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경유차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미세먼지 때문에 모든 경유차를 포기할 수는 없다. 대형 버스·트럭을 대체할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 런던의 LEZ(공해 자동차 운행제한 구역)는 경유차 진입 금지 구역이 아니다. 유로-3(배기가스 허용 기준) 이전의 노후 자동차 진입 금지 구역이다. 환경부는 경유가 더럽다면서 가스연료를 고집하지만, 미세먼지가 아닌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이란 측면에서 보면 가스 연료가 경유보다 위험하다. 석탄 화력도 함부로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 가스 상태의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서 서로 뭉친다는 주장은 화학적 관점에서 보면 옳지 않다. 대기 중에서 광화학 반응에 의한 오염 물질 생성과 에어로졸(작은 물방울)에 의한 응축성 먼지의 형성은 구별해야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미세먼지 오염 이유를 확인해보니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은 34%뿐이었다. 외면할 수는 없지만 지나치게 과장할 이유도 없는 수치이다. 사실 미세먼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국내에서 발생하는 비산(飛散) 먼지이다. 건물 내부의 공기 오염도 심각하다. 진단과 이해가 정확하지 않으면 미세먼지를 잡을 정확한 대책이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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