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IOC 도핑 러시아 평창 팀 참가 불허, 러시아 집단 보이콧 가능성

    입력 : 2017.12.06 10:11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AFPBBNews = News1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도핑(금지약물 복용)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에 철퇴를 내렸다. 팀으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시켰다.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는 문호는 열어놓았다. 그 경우 러시아 국기를 달 수 없고, 금메달을 따더라도 러시아 국가를 연주할 수 없다.
    러시아의 반응은 싸늘하다. 러시아 정치인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런 상황이라면 평창올림픽 생중계가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반면 미국 등은 IOC의 징계에 지지를 보냈다.
    IOC는 6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갖고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금지를 결정했다. 대신 약물 검사를 통과한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에게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올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의 일원으로 개인전과 단체전 경기에 참가 가능하다. 대신 러시아란 국가명과 러시아 국기가 박힌 유니폼 대신 'OAR'와 올림픽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울려 퍼진다.
    IOC가 국가를 대상으로 올림픽 출전 금지 징계 결정을 한 건 흑백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한 이후 처음이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도핑 파문은)올림픽의 고결함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번 IOC 결정으로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 출전을 원하는 러시아 선수들은 IOC가 독자 설립한 '독립도핑검사기구'(ITA)의 발레리 프루네롱 위원장과 IOC·세계반도핑기구(WADA)·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내 도핑방지스포츠부에서 지명한 전문가들로 이뤄진 패널의 엄격한 도핑 심사를 거쳐야 한다. 또 러시아 체육부 관계자들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 담당 부총리를 올림픽에서 영구 추방하며 쥬코프 ROC 위원장의 IOC 위원 자격도 정지하기로 했다.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그간 도핑 조작 조사 비용과 앞으로 ITA 설립 운용 자금을 충당하라며 1500만달러(약 163억원) 벌금도 부과했다.
    IOC의 이번 결정은 불가피했다. 그동안 IOC는 계속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스포츠 외교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자초한 일이기 때문에 IOC의 이번 징계를 피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러시아의 국가 주도 도핑 조작은 2016년 7월 발간된 '맥라렌 리포터'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캐나다 법학자 맥라렌이 이끈 WADA 위원회는 러시아가 2011∼2015년 30개 종목에서 자국 선수 1000명의 도핑 결과를 조작했다고 폭로했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선수들의 소변 샘플과 혈액 샘플을 빼돌리고 바꿔치는 수법으로 조작에 앞장섰다는 것이다.
    IOC는 리우올림픽 직전 맥라렌 보고서를 접하고도 미온적으로 대처한 측면이 있다.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올림픽 참가 허용 여부 결정권을 종목별 국제경기단체(IF)에 떠넘겼다. 육상과 역도만 제외하고 다른 종목 러시아 선수들(271명)은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러시아의 도핑 조작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IOC는 관련 사건을 계속 추적했고, 최근까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중 도핑 조작에 연루된 25명의 선수 자격과 메달 11개를 박탈했다. 급기야 IOC 집행위원회는 ROC의 자격을 정지하고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대회 출전을 막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IOC는 러시아와의 화해의 제스처도 취했다. 징계안 마지막 부분에 'ROC와 러시아 선수들이 IOC의 징계 요구안을 완벽하게 존중하고 충실히 시행한다면 IOC는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때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러시아 징계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적었다. 영국 BBC 등 외신들은 IO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현장에서 러시아 국기가 상징적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평창올림픽으로선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 금지 조치가 호재는 결코 아니다. 러시아는 동계 스포츠 강국이다. 우선 러시아가 국가 차원에서 집단 반발할 수 있다. 전 선수 보이콧을 할 경우 평창올림픽은 러시아가 빠져 허전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또 러시아가 KHL(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 선수들의 평창대회 출전을 불허할 경우 이미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선수들이 안 나오는 아이스하키 종목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잔치로 전락하게 된다.
    러시아는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장은 IOC 결정에 앞서 자국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기를 달지 못하는 상황을 '모욕'이라고 규정했기에 러시아가 평창올림픽을 전면 보이콧할 가능성도 있다.
    AP통신과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카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매우 고통스러운 결정이지만 우리는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라고 썼다.
    러시아 국영방송 VGTRK은 '만약 러시아 팀이 참가하지 않으면 (평창)동계올림픽 게임을 중계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번 징계에 대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외교적 수단을 총동원해 CAS에 징계 경감을 읍소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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