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서해 앞바다 中 군함

    입력 : 2017.12.06 03:16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는 한반도 면적의 16배인 350만㎢에 이르는 넓은 바다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난사(南沙·스프래틀리)군도는 중국 본토에선 1000㎞ 이상 떨어졌지만, 베트남이나 필리핀에선 100~200㎞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중국은 1947년 남중국해 주위를 따라 U자 형태 선 아홉 개(구단선)를 멋대로 긋고 난사군도를 포함한 남중국해의 85% 이상을 자기네 바다라고 우기고 있다. 중국은 "구단선은 영유권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도 무시한다. 미국 등은 U자 모양 구단선을 중국의 '굶주린 혓바닥'이라고 부른다.

    ▶중국은 바다에서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면 어선부터 대규모로 보낸다. '해상 민병대'라는 공식 조직도 있다. 상대국이 '어선 떼'를 단속하기 위해 경비정 등을 띄우면 중국도 군함을 파견해 대응한다. 숫자에서 중국을 당해낼 나라는 없다. 중국은 수백 척의 어선과 해경선·군함으로 분쟁 지역을 양배추처럼 여러 겹 둘러싸 상대를 무력하게 만든다. 이른바 '양배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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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87㎞ 해상에서 토고 상선이 침몰했다. 공해이지만 한·중 중간선에서 우리 쪽에 더 가까운 곳이다. 조난 신호를 받은 우리 해경이 경비함정을 급파했으나 중국 군함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이들이 선원 10명 중 6명을 구했다고 한다. 중국 군함은 교신으로 "한국 해경의 지원은 필요 없다"고도 했다.

    ▶한·중 간에는 아직 해양 경계선이 없다. 두 나라가 1996년 '바다의 헌법'이라는 유엔해양법협약에 가입한 뒤 배타적경제수역(EEZ·연안 200해리) 확정을 위해 수십 차례 협상했지만 21년째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양국 EEZ가 겹치면 그 중간선을 경계로 한다는 것은 국제 관례이자 상식이다. 그런데 중국은 국토 면적과 인구까지 반영해야 한다는 황당한 논리를 고집한다. 대국이니까 바다도 더 커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군함이 자꾸 중간선을 넘어오는 건 해양 경계 타결에 대비해 활동 영역의 근거를 남기려는 의도일 것이다. 반면 우리 해경선이나 군함이 중간선을 넘어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중간선 우리 쪽인 이어도 해상도 중국 어선 천지라고 한다. 중국 해군은 올여름에만 두 차례 서해에서 대규모로 훈련했다. 중국 공군은 4일 한·미 공군 훈련에 맞서 한반도 인접 정찰을 한 뒤 "가본 적 없는 항로를 따라 가본 적 없는 공역(空域)에서 훈련했다"고 밝혔다. 중간선을 넘어왔을 텐데 우리 측은 아는지 모르는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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