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새벽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가 급유선과 충돌한 뒤 뒤집혀 배에 탄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선장과 승객 등 2명이 실종됐다.

옆구리 잘려나간 9t 낚싯배 - 3일 인천 영흥도 사고 해역에서 해경 관계자들이 전복된 낚싯배‘선창 1호’에 올라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다. 대형 급유선과 충돌해 선체의 좌측 하단이 크게 훼손됐다.
336t 급유선 낚싯배 - 선창 1호와 충돌한 336t급 급유선 '명진 15호'.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분쯤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진두항 남서쪽 1.85㎞ 바다에서 9.77t 낚싯배 선창 1호와 336t 급유선 명진 15호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선창 1호가 뒤집히며 강모(50)씨 등 13명이 숨지고, 선장 오모(70)씨 등 2명이 실종됐다. 송모(42)씨 등 7명은 구조됐다. 해경은 명진 15호 선장 전모(37)씨와 갑판원 김모(46)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긴급 체포하고 나머지 선원 4명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선장 전씨는 해경에서 "낚싯배가 가까운 거리에서 같은 방향으로 운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잘못을 인정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창 1호는 진두항을 떠나 남쪽으로 내려가는 중이었고, 명진 15호는 인천항을 출항한 뒤 영흥대교 아래를 거쳐 평택항으로 가던 길이었다. 생존자 7명 중 심모(31)씨 등 3명은 뒤집힌 배 안의 에어포켓(수중의 공기층)에서 1시간 38분을 버티다 해경 인천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배 안에 갇혀 있던 나머지 11명은 물이 차오른 상태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모두 숨졌다. 해경과 군은 이날 밤늦게까지 사고 해역 인근에 함정 20척과 항공기 3대를 동원해 조명탄을 투하하며 실종자들에 대한 야간 구조작업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