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1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11월 27일 국가안보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방안을 결정하고 이를 이르면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모두 자신들의 수도로 주장하는 분쟁 지역으로, 이 같은 미국의 선언은 중동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지난해 대선 공약대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방안을 발표하려고 했으나, 중동 지역의 반발을 의식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하는 방침만 발표하기로 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의회는 1995년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지금까지 대사관의 안전을 우려해 이전하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최근 이슬람권 주재 미국 외교관들이 '다음 주쯤 예루살렘의 지위 변동에 관한 발표가 있을 테니 반미(反美) 시위에 주의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면 중동 지역의 거센 반발을 사고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재개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번주 초 미국을 방문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하면 중동 정세가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건국 직후인 1948년 요르단과 이스라엘은 영국 식민지로부터 해방된 예루살렘을 동서(東西)로 나누어 점령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동예루살렘 지역까지 점령한 뒤 1977년 수도를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공식 이전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대사관도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에 두고 있다. 유엔 안보리도 1980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결의안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