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대통령, 習 주석에 '對北 원유 중단' 직접 요구해야

      입력 : 2017.12.01 03:20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월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로 북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을 요청했다. 유엔 주재 미 대사는 "대북 제재로 북 무역의 90%와 유류 공급의 30%를 차단했지만 원유는 여전히 공급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이날 유엔 회원국들에 북한과의 외교·무역 관계를 단절하라는 요청도 했다. 독일 등 북에 공관을 두고 있는 국가들에 공관을 철수하고 자국 내 북 대사관이나 대표부도 추방하라는 얘기다. 미국은 유엔 추가 제재안 논의와 별개로 독자 제재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 해상 봉쇄에 버금가는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 한다.

      지난 9월 북의 6차 핵실험 위력은 1년 전 5차에 비해 10배 이상 커졌다. 이번에 발사된 세 번째 ICBM은 지난 7월에 비해 사거리를 3000㎞ 이상 늘렸다. 다음 순서는 핵 위력을 더 증강한 7차 핵실험이거나 ICBM 태평양 발사를 통해 재진입 기술을 과시하는 것이 될 것이다. 모두 북의 일정표 안에 들어 있을 것이다. 수개월 내에 끝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군사적 충돌이 현실이 될 가능성을 아무도 배제할 수 없다.

      북을 저지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 특히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원유 중단만이 아니라 전면적인 대북 봉쇄에 나서는 것이다.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라는 것이 아니다. 그 직전까지 가야만 북의 전략적 셈법이 바뀐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 미국이 검토 중인 해상 차단도 중국이 반대할 것이다. 중국은 북핵을 대미(對美) 전략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의 ICBM 발사 이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취임 후 11번째 북 도발인데 매번 똑같은 말, 의미 없는 말이 반복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이후 세 차례나 무력감을 공개 표출해왔다. 북이 핵실험을 하고 ICBM을 쏘아올려도 "상황 관리가 중요하다"는 게 핵심 입장이다. 북핵이란 암 덩어리가 아니라 미국의 수술 칼을 먼저 쳐다본다. 암 덩어리가 몸을 집어삼켜도 수술은 안 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달 중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국에 대해 "선제타격을 하지말라"고 했으면 중국에 대해서도 "원유 공급을 완전히 끊으라"고 요구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중국이 소극적 태도를 버리지 않아 북핵이 실전 배치되는 상황이 오면 한국도 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 사드 대대적 추가 배치 등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문 대통령이 시 주석 앞에서 당당하지 않고 '대화 해결'과 같은 무책임하고 현실을 회피하는 가짜 합의나 하게 되면 국가 안보라는 대통령 최대의 의무를 팽개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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