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X 독살 김정남, 가방에 VX 해독제 있었다...화학물질 암살 우려했던 듯

입력 2017.11.30 16:27 | 수정 2017.11.30 16:28

김정남이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게 습격을 받은 후 남성 2명의 안내를 받으며 걸어서 공항 내 진료소로 향하고 있다. /아사히TV·뉴시스
김정남이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게 습격을 받은 후 남성 2명의 안내를 받으며 걸어서 공항 내 진료소로 향하고 있다. /아사히TV·뉴시스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살된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의 가방 속에 VX 신경작용제 해독제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정남은 화학물질 VX에 노출돼 사망했는데, 평소에도 화학물질을 이용한 암살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국영 베르나마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9일(현지 시각)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김정남 암살 사건 공판에서 말레이시아 화학청 소속 독물학자인 K. 샤르밀라 박사는 김정남의 소지품 중에 아트로핀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샤르밀라 박사는 “지난 3월 10일 오후 4시쯤 경찰로부터 독성검사를 위해 넘겨받은 사망자(김정남)의 소지품 중 아트로핀 12정이 든 약병이 있었다”고 밝혔다. ‘약병의 라벨이 한국어로 쓰여있었느냐’는 피고인 측 변호사의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트로핀은 부교감신경 차단제다. 김정남 암살에 쓰인 화학무기 VX 신경작용제의 대표적 해독제다. 한국군도 ‘아트로핀 주사’를 화학공격에 대비해 해독제 키트로 제공하고 있다.

인체가 VX 신경작용제에 노출될 경우 혈중 신경전달물질 분해 효소가 급감하면서 근육마비가 나타나 사망에 이른다. 아트로핀은 이 같은 작용을 늦출 수 있다.

김정남이 피습 직후 해당 약물을 복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아트로핀을 휴대한 점으로 미뤄 이전부터 독극물 암살 가능성을 상당히 우려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남은 지난 2월 1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공항 내 진료소로 옮겨지며 발작을 일으켰다. 의료진이 아트로핀을 투여했으나 김정남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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