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은 더 이상 불편하지 않다. 신용카드는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결제가 가능하고,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시장 투어 애플리케이션도 나왔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자체 등 관련 부처와 기관들은 정보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전통시장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하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경기도 수원의 9개 전통시장이 연합하여 하나의 브랜드로 뭉친 '수원남문시장'은 국내외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 전통시장 내 디자인을 정비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ICT 통합방송국 '수원남문통합방송국(SNBC)'을 개국하고, 시장 투어 애플리케이션인 '깍쟁이 수남씨'를 운영해 젊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수원남문시장’이 운영하는 ICT 통합방송국 ‘수원남문통합방송국(SNBC)’은 스튜디오까지 갖추고 있으며 시장 방문객과 상인들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대형 모니터도 설치했다.

못골·영동·팔달문·남문로데오·남문패션1번가·미나리광·시민·지동·구천동공구 등 9개 시장이 뭉쳐 수원 팔달문시장 고객지원센터 3층에 둥지를 튼 SNBC는 올 7월 14일 개국식을 갖고 9월 14일 첫 시험방송을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바가지요금, 퇴폐·호객 행위 근절 안내 및 상인 친절교육을 통해 쾌적한 시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벤트, 홍보, 관광안내를 통합적으로 방송하여 즐거운 특구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게 상인들의 포부다. 통합방송국에는 스튜디오까지 갖추고 있으며 시장 외벽에 시장 방문객과 상인들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대형 모니터도 설치했다. 수원남문통합방송국은 홈페이지, 모바일 애플, 다시보기 홈페이지 등을 개설하고 상인 교육을 마친 뒤 다음 달 정규방송을 편성할 계획이다.

수원남문시장은 또 애플리케이션 '깍쟁이 수남씨'를 개발해 시장투어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전용인 '깍쟁이 수남씨'는 수원남문시장에 숨겨진 역사와 보물찾기가 가능한 시장 투어 애플리케이션으로서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미션을 제시해 수원남문시장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게임이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후 시장을 먼저 살펴볼 수 있는 VR영상과 시장 정보를 통해 시장 미리보기를 체험하고, 각 시장 코스 동선마다 부착되어 있는 NFC 패널을 이용한 미션을 제공한다. 2~5명으로 구성된 팀이 복불복 게임과 다양한 미션을 진행할 수 있으며, 전통시장에 숨겨진 미션을 스스로 찾아 포인트와 보물 획득이 가능하다.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한 팀을 대상으로 최종 상품을 제공하며 영문 지원도 가능해 외국인 관광객도 무리없이 즐길 수 있다.

수원남문시장’이 운영하는 ICT 통합방송국 ‘수원남문통합방송국(SNBC)
부산 자갈치 시장이 도입한 알리페이 결제시스템의 스티커형 QR코드.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에 위치한 국내 대표적인 수산물 시장인 자갈치시장은 국내 전통시장 최초로 중국 내 모바일 결제시장 1위인 '알리페이' 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사드 보복으로 경색됐던 한중관계가 해빙무드로 전환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을 사로잡기 위해 발빠른 조취를 취한 것이다.

알리페이 결제시스템이란 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개발한 전자화폐 시스템이자 온라인 결제 서비스로 2004년 출시된 이후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결제시스템이다. 현재 중국 내 5억 2000만명, 전세계 9억 명 정도가 사용하며 신용카드 소지나 환전의 불편함 없이 스마트폰 앱으로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또 가맹점에서도 단말기 설치 없이 스마트폰 앱 또는 가맹점별 QR코드 스티커를 부여받아 바로 결제와 관리가 가능하다.

부산 자갈치 시장이 도입한 알리페이 결제시스템의 스티커형 QR코드.

자갈치 시장에서는 현재 150개 업소가 가입을 마쳤으며 스티커형 QR코드 부착도 완료해 결제 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바로 알리페이로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 자갈치시장의 금봉달 본부장은 "중국 관광객들이 자갈치시장에서 현금이 아닌 자국과 동일한 결제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거의 100%의 점포가 가입을 완료했으며 상인들을 대상으로 알리페이 활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원남문시장과 부산 자갈치시장 외에도 ICT 기술을 접목해 전통시장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과 둔촌시장은 전국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더한 '지능형 화재감지시스템'을 도입했다. 센서가 5초 이상 지속되는 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면 서울종합방재센터에 시장과 점포명, 점포주 연락처 등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8월 243개의 감지시스템 설치를 완료했으며 심야시간에 주로 발생하는 전통시장 화재를 대형화재로 이어지지 않게 막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시스템은 24시간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은 물론, 열기가 5초 이상 유지되는 경우에만 방재센터에 감지 신호를 보내 오인 출동을 최소화 하는 장점이 있으며, 전력 및 배터리 소모량이 적어 5~10년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