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불수능'… 목표 대학 환산 점수로 합격 가능성 따져야

    입력 : 2017.11.27 03:03

    2018학년도 수능 분석과 정시 지원 전략
    국, 1등급 컷 93~94점 예상
    수, 가·나형 새로운 유형 출제
    영, 고난도 4~5문항 1등급 변수

    가채점 결과 점수 높으면 '정시'
    목표 못 미치면 대학별고사 준비
    기출문제·모의논술 풀이 등 연습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여파로 일주일 연기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3일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0개 시험장에서 무사히 치러졌다.

    올해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현장 교사들과 입시업체들은 "올해 수능이 상당한 변별력을 갖춰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입시 변화가 커 수험생·학부모들은 예년보다 면밀하게 입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가채점 성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는 데 전력하라"고 강조했다. 올해 수능 분석과 정시 지원 전략을 함께 짚어봤다.

    ◇국어, 신유형 문제 등 체감 난도 높아

    1교시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도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국어 영역이 불수능이라고 불릴 만큼 어렵게 출제된 것을 고려한다면 올해 시험도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화법과 작문 영역을 통합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나왔고, 변별력을 가진 고난도 문항도 2문제가량 출제됐다. 예상 1등급 컷은 대성·비상교육·유웨이중앙교육·이투스·스카이에듀 등 6개 업체가 93점, 메가스터디와 종로학원하늘교육은 94점으로 내다봤다. 작년 수능 1등급 컷은 92점이었다.

    수능 평가단인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9월 모의평가(모평)보다는 조금 어렵고 작년과 비슷한 난도로 구성됐다"며 "새로운 유형 문제가 다소 출제됐으며 특히 독서 영역이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화법과 작문 영역 4~7번까지 새로운 유형 문제의 체감 난도가 높았다"며 "이육사의 '강 건너간 노래'란 시가 출제됐는데, 이는 EBS 교재나 교과서에 수록되지 않은 작품이어서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도 비슷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독서가 특히 어렵게 출제됐다. 경제와 과학기술 지문 모두 EBS 교재에서 소재를 따왔으나, 최상위권 학생이 아니고선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강현 이강학원 대표는 "수능 치른 학생들이 '국어부터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독서 영역이 까다로웠는데, 특히 디지털 통신 시스템의 부호화 과정을 소재로 한 기술 지문에서는 최상위권 아이들도 많이 틀린 것 같다. 접해본 적 없는 문제라 학생들이 어려워했다.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작년보다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통신 시스템의 부호화 과정을 다룬 41번은 올해 국어 최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김용진 교사는 "여러 가지 부호화 기술을 사례에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 입장에서 상당히 복잡하게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풀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24일 한 입시업체가 개최한 2018 대입 설명회에서 수험생·학부모·교사 등 참석자들이 입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나 정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24일 한 입시업체가 개최한 2018 대입 설명회에서 수험생·학부모·교사 등 참석자들이 입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나 정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연합뉴스
    ◇수학, 상위권 변별하는 고난도 문항 출제

    수학 영역은 이과계열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의 경우, 9월 모평 및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문과계열 수험생들이 보는 '나형'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려웠다. 지난해 수능 수학은 만점자 비율이 가형 0.07%, 나형 0.15%에 불과해 '불수학'으로 불렸다. 8개 입시업체가 예측한 수학 1등급 컷도 가·나형 모두 작년 수능과 같은 92점이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올해 수학 가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나형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 딱 떨어지는 정답을 구하기보다는 주어진 조건을 잘 해석해서 그래프 모양을 정확히 추론해내는 능력이 필요했다. 그래프 추론과 정적분 계산, 수열의 개념까지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올해는 지난해 수능 유형과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출제됐으나 공통문항으로 출제되던 빈칸 추론 문항이 가·나형에서 다른 문항으로 출제됐고, 6월 모평에 출제되지 않았던 보기 문항이 가·나형에서 모두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상위권을 변별하는 고난도 문항도 출제됐다. 손태진 풍문고 교사는 "수학 가형에서는 21·29·30번을 고난도 문항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가운데 21·30번은 새로운 유형이어서 변별력 있는 문제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함수의 적분에 관한 가형 30번, 다항함수의 적분법과 함수의 극한을 활용하는 나형 30번이 특히 까다로웠다"고 덧붙였다.

    ◇절대평가 도입된 영어, 전반적으로 평이

    올해 절대평가가 처음 도입된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도로 출제됐다. 원점수 90점 이상을 획득해 1등급을 받을 수험생 비율은 8~9%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은 8.7% 내외, 메가스터디는 9% 내외로 예측했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올해 수능 영어는 학생들이 매우 어려워했던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고 작년 수능과는 비슷한 수준"이라며 "지난 9월 모평 후 영어 공부에 집중한 학생들은 무난하게 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 역시 "작년 수능, 지난 9월 모평과 비교하면 문제 유형이나 배점, 문항, 배열 순서 등이 같았다"며 "고난도 4~5문항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는 기존 방식으로 출제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영어 역시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고난도 문항이 등급을 가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서너 문항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평소 학습량에 따라 1등급 경계가 나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종한 양정고 교사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빈칸추론 문제(4개) 중 3개가 EBS와 연계되지 않고 출제됐다"며 "빈칸추론 문제에서 단어와 짧은 어구를 추론하는 문제 대신 긴 어구와 절을 찾는 문제가 출제돼 난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수험생들이 어렵거나 생소하게 느꼈을 문항으로는 34·35번이 꼽혔다.

    ◇가채점 결과로 수시·정시 전략부터 수립

    가채점까지 마친 수험생들은 수시 대학별고사 준비와 정시 지원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 수시의 경우 남은 논술·면접 등 일정이 수능 직후인 25일부터 이미 시작됐다. 중앙대·이화여대·한양대 등은 이번 주말 논술고사를 치르며, 경희대·고려대·서울대·서울시립대·연세대·동국대 등이 12월 초 면접고사를 실시한다.

    가채점 결과 정시로 목표 대학에 가기 어려운 점수가 나왔다면 대학별고사 준비에 집중하고, 반대로 수능 성적이 예상보다 높아 정시에서 더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면 수시 포기하는 전략을 쓸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엔 가채점 결과와 정시 합격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만기 소장은 "자신이 지원한 대학의 등급 컷 기준에서 ±1~2점 정도 차이를 보인다면, 채점 오차의 가능성을 두고 대학별고사에 응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수시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면, 수험생들은 빠르게 대학별고사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대학별로 출제 과목과 범위, 난도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올해는 수능 연기로 인해 대학별고사도 일주일씩 미뤄져 일정 재확인이 필수다. 이치우 실장은 "이제 수험생이 통제할 수 있는 합격 변수는 대학별고사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기출문제와 모의평가 문제 등으로 실전 연습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채점 성적대별 정시 지원 전략

    정시 지원에서 중요한 요소의 하나는 '수능 반영 방법에 따른 유·불리 진단'이다. 목표 대학이 어떤 영역을 반영하는지, 내 점수는 목표 대학의 환산 점수로 몇 점인지 등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실제 대학별 전형 점수로 진단해야 한다. 올해의 경우엔 절대평가가 도입된 영어 반영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4면에 계속: 2018학년도 수능 분석과 정시 지원 전략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