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란 존재 한 뼘 더 이해하게 돼"

    입력 : 2017.11.23 03:02 | 수정 : 2017.11.23 07:49

    18일 종영한 시간 여행 드라마 '고백부부' 마진주役의 장나라

    "서른여덟 '초보 엄마' 역할 소화하면서 내내 떠올린 건 '엄마'였어요."

    배우 장나라(36)는 스스로를 "엄마 껌딱지"라고 표현하면서 드라마 한 편을 끝낸 공(功)을 어머니에게 돌렸다. 그는 "생(生)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시청자들 호평 속에 지난 18일 종영한 KBS2 '고백부부'에서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결혼 생활을 후회하다가 스무 살 대학 시절로 갑작스레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 마진주 역을 맡았다.

    장나라는“돌아가고 싶은 과거는 없다. 드라마 결말처럼‘현재’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장나라는“돌아가고 싶은 과거는 없다. 드라마 결말처럼‘현재’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라원문화
    22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서 만난 장나라는 "결혼도 육아도 경험해본 적 없지만, '엄마 눈'으로 이 배역을 들여다보면서 어떤 연기를 펼쳐야 할지 실마리를 풀어 갔다"면서 "엄마라는 존재를 감히 한 뼘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극 중 마진주는 대학 입학 후 첫 미팅에서 만나 사랑을 키운 최반도(손호준)와 결혼해 핑크빛 미래를 꿈꾸지만,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점차 자기 자신을 잃어간다. 도도한 표정으로 캠퍼스를 주름잡던 '퀸카'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착 달라붙는 원피스 대신 목이 늘어난 남편의 큰 티셔츠를 입고, 살림하느라 돌보지 않은 손톱은 엉망진창으로 갈라져 있다. 촬영에 쓴 티셔츠는 친오빠가 집에서 입던 것이다.

    부부는 각자 자존심 때문에 털어놓지 않은 밥벌이와 육아의 고충을 묵혀놓고 쌓아간다. "대화를 해야만 소통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절대 아녜요. 할 말은 제때 해야 돼요." 결혼반지를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쓴 잠을 잔 다음 날, 마진주는 1999년 스무 살의 어느 날에 눈을 뜬다.

    백미는 눈을 뜬 마진주가 결혼 후 임종도 지키지 못한 채 떠나보낸 엄마 고은숙(김미경)과 재회하는 장면. "꿈에도 한번 안 나오더니 오늘 계 탔나 보다"면서 눈물을 쏟아낸다. "열심히 살아보려 했는데 잘 안 돼. 나도 엄마 따라 콱 죽어버릴래. 엄마 옆으로 갈래" 하면서 꼬일 대로 꼬인 인생을 한참 하소연하다가, 엄마에게 등짝을 맞고는 꿈이 아님을 알아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존재인 엄마를 다시 만났음에 안도하면서도, '미래'에 두고 온 자신의 아들 서진 걱정에 잠 못 이룬다.

    마지막 회에서 고은숙은 딸이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서 "자식 없이는 못 산다. 네 아들에게 돌아가라"고 말한다. 장나라는 "촬영 전 김미경 선생님께 '나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엄마를 선택하겠다'고 했더니 '네가 자식을 낳아보지 않아 그런다'면서 웃으셨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서 '만약 우리 엄마라면' 하고 생각해봤어요. 결론은 세상 어느 엄마라도 고은숙과 마찬가지 결정을 내리리라는 거예요."

    그는 "드라마 설정처럼 과거로 돌아가서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와 재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날 엄마와 저 두 사람 중 누군가 먼저 세상을 떠난다고 해도, 서로를 더 알아가지 못했음에 후회가 없을 만큼 지금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올 크리스마스 계획도 "엄마와 함께 시내를 걷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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