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靑 고위직 배제 기준 '7대 비리'로 확대…논란된 장관들엔 면죄부

    입력 : 2017.11.22 15:56 | 수정 : 2017.11.22 18:00

    기존 '위장전입·병역기피·탈세·표절·투기'에 性범죄·음주운전 추가
    위장전입 2005년, 표절은 2007년 이후만 적용… 총리·장관에 '면죄부'
    탁현민 행정관도 '1996년 이후 성범죄로 처벌' 기준 적용시 문제 안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오후 춘추관에서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는 22일 고위 공직자 인사 기준을 발표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약속한 '5대 비리 전력자 배제' 원칙에 '성(性) 관련 범죄'와 '음주운전'을 추가해 '7대 비리 전력자 원천 배제'로 확대하는 등 인사 기준을 대폭 수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임명된 새 정부 주요 인사들의 위장전입·표절·성 비위 논란에 대해선 대폭 완화된 기준을 적용,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국민 눈높이를 반영해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고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기준을 새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위장전입과 ▲탈세 ▲병역면탈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등 소위 '5대 비리 관련자'는 고위공직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취임 이후 이낙연 국무총리의 위장전입 전력을 필두로, 장관급 인사에서 이런 원칙에 걸리는 인사들이 대거 지명·임명되면서 인사 기준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야당은 이에 대한 해명과 인사기준 원칙 재정립을 요구해왔다. 청와대는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나 1기 조각을 마무리 한 상태에서 인사 기준을 수정해 이날 발표했다.

    새 고위공직자 인사 기준에 따르면, 기존 '5대 비리'에 ▲성 관련 범죄 ▲음주 운전을 추가해 '7대 비리'로 확대했으며, 12개 항목을 정해 비리의 범위와 개념을 구체화했다. 기존 '5대 비리' 중에서도 '부동산 투기'는 '주식·금융 거래 등이 포함된 불법적 자산 증식'으로, '논문 표절'은 '연구비 횡령 등 연구 부정(不正)'으로 개념을 확대했다.

    박 대변인은 "이밖에도 고액 상습 명단 공개 대상이라든가, 관련 법령 위반으로 인한 처벌전력 등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불법이나 흠결에 해당하면 임용을 원천 배제키로 했다'며 "객관적 사실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고의성·상습성·중대성의 요건을 적용해 판단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시와 현재 모두 중대한 문제로 인식되는 병역 면탈,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는 원칙적으로 시점을 제한하지 않고 적용하되, 특정 사건이나 법규 제정 등을 계기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진 위장전입이나 논문 표절은 적용 시점을 합리적으로 정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위장 전입은 '인사청문제도가 장관급으로 확대된 2005년 7월 이후를 2회 이상 한 경우'가 검증 배제 기준이 된다. '연구 부정행위'도 '연구윤리 확보 지침이 제정된 2007년 2월 이후 표절이나 논문 중복 게재, 부당 저자 표시 등의 행위'가 있으면 문제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1989년 한 차례 위장전입한 이낙연 총리나 2000년 위장전입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수십년 전 석사 논문 등을 표절한 의혹을 받는 김상곤 교육부총리 등은 모두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부담'을 덜게 됐다.

    또 음주운전도 '최근 10년 이내 2회 이상'일 때, 성 관련 범죄도 '국가의 성희롱 예방 의무가 법제화된 1996년 7월 이후 처벌된 이력 등이 있을 경우'에만 해당된다.

    이 경우, 고위직이라곤 할 수 없지만 왜곡된 성 인식이 담긴 저서로 논란이 된 탁현민 청와대 선임 행정관도 직접 성 범죄로 처벌된 적이 없기 때문에 인사에서 배제될 이유가 없게 된다.

    청와대의 이 발표 내용에 따르면 임명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각료들 전부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기준인 셈이다.

    또 이 기준은 이미 임명된 공직자에 대해 소급 적용되지 않고, 앞으로 지명·임명하는 인사들에 한해 적용된다. 또 국회의 인사청문회 대상인 장관급 후보자 뿐만 아니라 차관급과 1급 직위 공직 후보자 등에 대해서도 일괄 적용된다. 박 대변인은 "외교·안보 분야 임용자에 대해선 '병역 기피'를, 교육·연구 분야 임용자에 대해선 '연구 부정' 행위를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또 임종석 비서실장이 약속했던 청와대 인사자문회의 구성과 관련, "이달 말까지 분야별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고 내달 초 첫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청와대 인사자문회의 명단은 인사 대상자 등의 로비 창구가 될 수 있어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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