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가 이번 강진에도 무사했던 비결은 오뚝이처럼 낮은 무게중심"

    입력 : 2017.11.16 17:01

    지난해 경주 강진 발생 다음날인 9월 13일 오전 경주 첨성대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지진 피해 유무를 점검하는 모습./연합뉴스

    첨성대(瞻星臺)가 또 한 번의 강진을 무사히 견뎌냈다.

    지난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자 경주시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보 제 31호 첨성대를 긴급 점검했으며, 다행히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덕문 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재연구실장은 “지진 등에 대비해 첨성대를 꾸준히 관찰하고 있다”며 “안전진단 결과, 첨성대 자체에는 이렇다 할 만한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5.8 규모 지진 당시 첨성대가 흔들리는 듯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널리 퍼져 시민들의 우려를 샀다. 정밀 계측 결과 중심축이 기울고 상부 정자석이 이동했지만, 붕괴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었다.

    전날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첨성대의 모습을 촬영한 CCTV 영상에는 8∼9초간 땅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지지만 첨성대는 흔들림 없이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첨성대는 낮은 무게중심 때문에 강진에도 무사할 수 있었다. 첨성대는 하부가 상부보다 직경이 더 크고, 12단까지 내부에 자갈과 흙이 채워져 있다. 무게중심이 낮으면 옆에서 밀어도 금세 제자리로 돌아오는 오뚝이처럼 진동을 잘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16일 연합뉴스는 “무게중심을 낮추는 이론은 중국 상하이 둥팡밍주(東方明珠) 등에도 활용됐으며, 많은 석조 건축물들이 큰 피해를 당하지 않는 이유도 무게중심을 하부에 뒀기 때문”이며 “19∼20단과 25∼26단 내부에 있는 정자석도 첨성대가 진동에 강한 요인”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경주 지진 당시 전문가들은 첨성대의 단면이 원형이고, 석재를 접착시키지 않고 엇갈려 쌓은 것도 첨성대가 지진에 강한 이유라고 했었다. 신라인들이 첨성대를 축조할 당시 내진 설계를 염두에 두었는지 알 수 없지만, 현대 건축물의 내진 설계 원리가 첨성대에도 들어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이번 포항 지진 진앙지가 첨성대에서 약 32㎞ 거리였던 것도 첨성대가 피해를 입지 않은 이유로 거론됐다. 지난해 경주 지진의 진앙지와 첨성대의 거리는 약 7.5㎞였다.

    지난해 경주 지진의 여파로 첨성대의 중심축이 2㎝ 정도 북쪽으로 기울어지고, 상부 정자석이 이동하는 피해가 확인됐었다. 다만 붕괴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문화재청의 판단이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선조들이 지진에 대비해 확보하고 있던 원천 기술을 명확히 규명해 수리·복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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