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결혼한 외국인 신부(新婦) 중 베트남 신부의 비중이 처음으로 중국 신부를 앞질렀다. 지난해 외국인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기 중 엄마 국적이 베트남인 경우 역시 중국인 경우보다 많았다.
16일 통계청은 '2016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를 발표하고 지난해 전체 혼인 중 다문화 혼인 비중이 7.7%(2만1709건)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0.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다문화 혼인은 '외국인 아내+한국인 남편'의 조합이 65.7%로 가장 많았고, '외국인 남편+한국인 아내'는 19.4%, 한쪽이 귀화자 또는 남녀 모두 귀화자인 조합은 3.2%였다.
베트남 신부는 통계청이 처음 다문화 인구 관련 통계를 수집한 2008년에만 해도 22.6%로 중국인 신부(38.6%)보다 한참 적었다. 그러나 중국인 신부의 비중이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어 지난해 26.9%까지 떨어지고 베트남 신부가 중국인 신부를 추월해 27.9%를 기록했다. 중국인의 경우 결혼이나 이민이 아니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영주권을 얻는 것으로 추정되나, 베트남 여성은 여전히 결혼을 통해 한국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문화 혼인에서 남편이 연상인 부부가 78.9%로 가장 많았고, 아내 연상이 15.5%, 동갑이 5.6%를 차지했다. 남편이 10살 이상 많은 부부가 작년보다 2.5%포인트 늘어난 40.2%로 비율상 가장 많았다.
10년 전만 해도 이혼하는 다문화 부부들의 이혼까지 평균 결혼생활 지속기간은 3.7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조사에선 7.4년으로 길어졌다. 다문화 부부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편은 36세, 아내는 27.8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인 부부의 평균 초혼연령과 비교할 때 남편(한국인 32.6세)은 3살 이상 많았고 아내(한국인 30.3세)는 2살 이상 어렸다.
지난해 아이를 낳은 외국인 엄마의 국적은 베트남(32.3%), 중국(24.3%), 필리핀(7.6%) 순이었다.
전체 결혼에서 다문화 결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지역은 제주(9.8%), 전남(9.4%), 전북(8.6%) 등이 꼽혔다. 제주·전남 지역은 새로 결혼하는 부부 10쌍 중 1쌍이 다문화 결혼인 셈이다. 세종(4.6%)과 대전(6.0%)은 다문화 결혼 비중이 낮은 곳에 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