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 총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는 북한 병사의 배에서 엄청난 양의 기생충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남한의 일반 환자에게서는 보기 드문 증세다.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교수는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15일 "JSA 병사의 배에서 한국 사람에게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엄청난 합병증을 초래하고 예후를 나쁘게 할 수 있는 기생충이 나왔다"고 했다. 회충 등의 기생충이 대거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기생충이 많아 상처 부위를 침범해 갉아먹고 있다"며 "예후를 더 나쁘게 해서 치료를 어렵게 한다"고 했다.
이어 "소장이 파열되면서 분변에 오염된데다 기생충까지 나왔다"며 "안 좋은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회충은 채소를 기를 때 비료가 부족해 인분(人糞)을 사용하면서 개체수가 늘어난다. 채소를 사람이 먹고, 인분을 다시 비료로 쓰는 과정에서 확산된다.
회충으로 인해 영양실조가 초래되고, 장이 막히기도 한다. 췌장염, 충수염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장의 약한 부위를 뚫고 나와 복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교수는 "오늘 집도한 2차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2차 수술에서 오염 부위를 제거하기 위해 복강 세척 이후 복벽을 통합하는 데 성공했고, 복벽에 남아있던 한 발의 총알을 제거한 뒤 수술을 끝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많은 합병증이 예상돼 고도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으로 대량 출혈에 의한 쇼크 상태에 빠졌던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외상 환자에 비해 예후가 불량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전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차 수술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정형외과적 수술로 손상된 조직을 잘라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