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이 대동맥 비켜가 天運… 열흘이 고비

    입력 : 2017.11.15 03:11

    ['JSA 총격' 귀순]

    집도의 이국종 교수가 본 北병사
    출혈 심한 쇼크 상태서 수술, 총상 봉합 부위 잘 낫지 않아
    폐 찢어지고 소장 손상 심각… 감염·과다출혈 후유증 넘어서야

    헬기 출동하는 이국종 교수 -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귀순 북한군 병사의 진료를 마친 뒤 다른 외상 중증 환자가 발생한 현장에 가기 위해 옥상 헬기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헬기 출동하는 이국종 교수 -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귀순 북한군 병사의 진료를 마친 뒤 다른 외상 중증 환자가 발생한 현장에 가기 위해 옥상 헬기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JSA로 귀순하다 40여발의 총탄 사격을 받은 북한군 병사는 폐와 복부 등에 5~6발의 총상으로 다발성 장기 손상을 입어 위중한 상태에 놓여 있다. 13일 응급 수술로 출혈은 멈췄지만, 복부를 관통한 총상으로 소장이 훼손되고 분변과 분비물이 복강 내로 흘러나와 복막염으로 인한 패혈증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총알 한 개는 제거되지 못한 채 복부 깊숙한 곳에 박혀 있다.

    수술을 집도한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는 14일 "앞으로 열흘 동안이 감염과 과다 출혈로 인한 후유증을 넘어서야 할 중대 고비"라며 "복강 내 오염이 심각하고 총상 당시 출혈이 심해 쇼크 상태에서 수술했기 때문에 총상 봉합 부위가 잘 낫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 상태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섣불리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는 미군과 응급 의료 협력 관계로, 총상 환자 처치 합동 훈련도 한 바 있다.

    귀순 병사가 병원에 도착할 당시에는 다발성 총상으로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병원 도착 당시 과다 출혈로 극도의 저혈압을 보였다. 수축기 혈압이 정상은 120(㎜Hg) 이상인데, 환자의 혈압은 70 이하였다. 왼쪽 폐 상단을 관통한 총상으로 폐가 찢어지고 출혈이 흉강 내에서 발생했다. 찢긴 폐에서 빠져나온 공기가 폐와 심장을 눌러 쪼그라뜨리는 압박성 기흉(氣胸)도 발생했다. 겨드랑이 총상으로 목에서 팔로 내려가는 신경 다발이 손상돼, 나중에 팔 동작 마비 후유증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복부에서는 총알이 배꼽 위쪽에서 배 안으로 들어가 복강 내를 휘감아 돌고 골반 내 척추 맨 아래 뼈를 부수고 밖으로 나갔다. 이 때문에 소장 7곳이 찢기고, 척추뼈와 골반뼈가 부서지는 골절상을 입었다. 하지만 총알이 배 안의 굵은 대동맥을 아슬아슬하게 비켜 가 그나마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천운이 따랐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만약 대동맥이 총탄에 뚫렸다면 사고 현장에서 즉사하게 된다.

    배 안 등 쪽의 후복벽에는 총알이 아직 그대로 박혀 있다. 당장 출혈을 일으키지 않기에 다른 중요 부위부터 수술하느라 이번 응급 수술에서 제거하지 못했다. 환자는 병원에 올 당시 의식이 없었고, 현재도 인공호흡기를 이용한 치료를 받기에 무의식 수면 상태에 놓여 있다.

    이 교수는 "복강 내 고인 고름을 없애고, 파편처럼 조각난 소장 일부를 제거하기 위해 2차 수술을 할 예정"이라며 "중환자실에서 약물 치료를 하면서 회복세를 지켜보다가 15일이나 16일 2차 수술을 시행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으로 넘어오고자 한 사람이니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물정보]
    이국종, 귀순 병사 수술 집도한 그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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