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소비 최고치… 1인당 맥주 年 366캔 마신셈

    입력 : 2017.11.15 03:02

    연간 알코올 소비량 9리터 돌파
    수입맥주 '4캔 만원'에 혼술 유행, 과일소주 출시로 여성 소비 증가
    "연예인 주류 광고가 음주 부추겨… 美선 연예인·운동선수 출연 제한"

    한국인의 음주량이 점점 늘어나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9리터(L)를 돌파했다. '술독 사회'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의정부성모병원 이해국 교수팀과 인제대 보건대학원 김광기 교수팀이 통계청·국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주류 광고·마케팅과 음주 문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현재 15세 이상 한국인 1인당 '순수 알코올 소비량'은 9.14L를 기록했다. 2010년 이래 알코올 소비량이 9L를 넘어서기는 처음이다〈그래픽〉. 연구팀은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 문화'와 여성 음주가 늘면서 알코올 소비량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리큐르 소비는 5년 새 7배 증가

    순수 알코올 소비량 9.14L는, 알코올 도수 21도짜리 소주로 치면 1년에 121병, 500mL짜리 대용량 캔맥주(5도)로 따지면 366캔 분량이다. 연구팀은 한국인의 알코올 소비가 증가한 이유로 우선 '골라 담아 4캔' 마케팅을 꼽았다. 혼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음주 문화가 퍼지는 가운데 편의점·대형마트에서 인기 수입 맥주를 묶어 싼값에 파는 공격적 마케팅이 한국인에게 먹혔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산 맥주를 통한 순수 알코올 소비량(15세 이상 1인당)은 2010년엔 0.05L에 불과했지만 2015년엔 0.15L로 세 배 늘었다. 여기에다 와인족(族)들이 늘면서 와인 등 수입 과실주 알코올 소비량도 같은 기간에 0.07L→0.13L로 증가했다.

    1인당 순수 알코올 소비량 그래프

    자몽맛·사과맛 등 달콤한 과일맛 소주(리큐르) 소비도 늘었다.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과일맛 소주가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잇따라 출시돼 시장을 넓혀가 "남성 중심의 '소주 만취 문화'가 여성으로까지 옮아가고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과일맛 소주(리큐르) 알코올 소비량은 2010년 0.04L에서 2015년 0.29L까지 폭증했다. 연구팀은 "과일 소주는 여성들에게 소주에 대한 거부감을 낮춰 진짜 소주로 진입을 인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술 광고 안 하는데…"

    한국의 알코올 문제는 이미 위험 수위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나라 알코올 중독자(알코올 사용 장애) 유병률은 평균 6.2%(남성 10.3%, 여성 2.2%)로 세계 평균(4.1%)이나 일본(2.8%)·독일(5.4%) 등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015년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알코올로 인한 사망자는 총 4746명으로 매일 13명이 술 탓에 숨진다는 집계도 있다.

    한국인의 주류 소비 증가세를 누그러뜨리려면 주류 광고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류 광고 방송 금지 시간대(TV의 경우 오전 7시~오후 10시)를 정해놓는 등 국내 규제가 지금도 이뤄지고 있지만 연예인의 주류 광고 제한 등 더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소주 광고엔 김태희, 아이유, 이효리 등 당대 가장 인기 있는 여성 연예인이 등장하고, 최근엔 젊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과일 소주의 경우 젊은 남성 아이돌을 술 광고 모델로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연구를 보면 청소년의 알코올 광고 노출은 음주 시작 연령은 낮추고, 미래에 음주 소비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해국 교수는 "미국에선 청소년의 우상으로 꼽히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연예인이나 NBA 선수 등은 주류업계 자율 규정 등에 따라 술 광고에 등장할 수 없다"면서 "국내에서도 엄격한 주류 광고·마케팅 규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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