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회동… 안철수·유승민 함께 웃었다

    입력 : 2017.11.15 03:02 | 수정 : 2017.11.15 07:00

    연대 넘어 통합 가능성 거론
    安 "함께할 수 있는 일 논의"
    劉 "많은 부분에서 생각 일치"

    박지원 "YS식 3당 합당 안돼"… 중도보수 통합론에 선 그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4일 만났다. 최근 양당 간에 통합 논의가 오갈 때만 해도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던 두 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동에서 양당의 정책·선거 연대를 넘어 '당 대(對) 당' 통합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당 대표실로 취임 인사를 온 유 대표에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기득권 정치를 깨고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당"이라며 "함께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깊은 논의를 시작하길 바란다"고 했다. 유 대표는 "양당이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일치하고, 특히 안보·경제·민생·개혁에 대해 많이 일치해 협력할 부분이 굉장히 넓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야당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 실정 비판에 대한 대안 제시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겠다"고 했다. 이날 취재진이 많이 몰리자 유 대표는 "전날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만날 때에는 언론이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라며 안 대표와 함께 웃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4일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4일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유 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안 대표를 찾았다. /이덕훈 기자
    두 대표는 이날 30분간 만났는데 공개 발언 이후 25분간은 비공개로 회동했다. 이 중 10분가량은 양당 의원들도 빠진 채 단둘이 대화했다. 안 대표 측에서 먼저 독대를 청했다고 한다. 양당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유 대표가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로 불거진 국민의당 당내 갈등에 대해 걱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 대표가) 각 당의 내부 문제를 잘 해결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날 최근 자신이 "국민의당이 햇볕정책을 버리고 특정 지역(호남)에만 기대는 지역주의를 과감히 떨쳐내겠다면 통합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했다는 발언에 대해 "오해가 있었다"며 해명했다고 한다. 유 대표의 이 발언 때문에 국민의당 호남 일부 중진 의원들은 "정체성이 다른 바른정당과 통합은 절대 안 된다"고 반발했다. 배석자들에 따르면 유 대표는 "영·호남 어느 지역이든 정치가 지역주의의 늪에 빠져서는 안 된다. 지역주의를 극복하자는 뜻이었다"고 했다. "(지난 대선 때) 호남에 유세를 갔을 때도 호남은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셨다"며 "그런데 왜 제가 호남 배제를 얘기하겠느냐"고도 했다. 햇볕정책과 관련해서도 "과거 얘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말한 것"이라며 "지금의 대북정책에선 안 대표와 제 생각이 다르지 않다.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국민의당 측 배석자가 유 대표에게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당과의 통합에 '회의적이다'라고 한 것을 봤다"고 하자, 유 대표는 "바른정당 내에 보수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칼로 무 자르듯 할 수는 없다. 한국당이 환골탈태하면 같이할 수는 있지만…"이라고 했다고 한다. 유 대표는 또 안 대표에게 "21일 국민의당 의원들끼리 끝장 토론을 한다던데, 제 얘기를 잘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두 대표는 최근 양당 원내대표가 예산·입법과 관련해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계속 진행하자"(안 대표), "그대로 지켜 가자"(유 대표)며 공감을 표시했다. 회동 직후 안 대표는 "예산과 개혁 입법에서 성과를 낸 뒤 자연스럽게 선거 연대를 논의해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고, 유 대표는 "안 대표가 정책 연대, 선거 연대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분명한 답은 아직 못 했다"고 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론은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이 소극적이었다. 최근 바른정당 분당 사태 이전에도 안 대표 측이 적극적으로 "통합하자"는 시그널을 보냈지만, 유 대표는 "그럴 때가 아니다"며 거절했다. 이에 안 대표도 "(통합이 아니라) 지방선거 전 선거 연대까지 해보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날 두 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온 것에 대해 각자의 당내 사정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안 대표는 당내에서 호남계가 "민주당과 함께하자"며 압박하고 있고, 유 대표는 의원 9명이 탈당해 한국당으로 입당해 곤궁한 상황이다. 하지만 양당 일부 의원은 연대와 통합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유 대표가 YS식 3당 통합 제의를 우리 국민의당에 안 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바른정당 한 의원은 "당내 일부에선 국민의당보다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치중하자는 목소리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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