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트럼프, 오바마 정부에 특검 카드 만지작

    입력 : 2017.11.15 03:02

    [힐러리·오바마·뮬러에 '1타3피 반격' 노리는데…]

    - 힐러리 조사에 특검 임명 검토
    힐러리 국무장관 재직 시절 우라늄 채굴권 러시아 매각 수사
    오바마·당시 FBI국장 뮬러도 겨냥

    러시아 스캔들 시달리는 트럼프, 前정권 비리의혹 꺼내 '물타기'

    (왼쪽부터)힐러리, 오바마, 뮬러.
    (왼쪽부터)힐러리, 오바마, 뮬러.
    '러시아 스캔들'로 코너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前) 정권의 비리 의혹을 겨냥해 정국 반전을 시도하고 나섰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비리를 파헤쳐 위기 탈출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 시각)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러시아 우라늄 의혹' 등과 관련해 클린턴 재단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 임명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재단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이 주도하는 자선단체다. 한국은 특별검사를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미국은 법무부 장관이 임명한다.

    미 법무부는 하원 법사위 로버트 굿래터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세션스 장관이 최근 공화당 의원들이 제기한 오바마 정권의 '러시아 우라늄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고위 검사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서한에 따르면 고위 검사들은 세션스 장관 등에게 이 문제에 관한 특별검사 임명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보고할 예정이다.

    '러시아 우라늄 의혹'이란 미 국무부가 지난 2010년 미국 내 우라늄 채굴권을 갖고 있던 캐나다 광산업체 '우라늄원'의 지분 일부를 러시아 원자력 기업 '로스아톰'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하면서 출발한다. 당시 힐러리가 국무부 장관이었다. 이 결정으로 러시아가 미국 전체 우라늄 공급량의 20% 이상을 통제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년 전인 지난 2015년, 러시아 측이 우라늄원의 지분을 인수한 후인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이 회사의 창립자가 자신의 재단을 이용해 총 235만달러를 클린턴 재단에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또 러시아 측이 우라늄원 인수 의향을 밝힌 직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은행으로부터 50만달러(약 5억6000만원)의 강연료를 받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당시 클린턴 재단 측은 "어떤 불법 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는 최근 의회전문지 더힐의 보도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더힐은 "우라늄원 거래가 성사되기 직전인 지난 2009년,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 거래와 관련한 러시아 당국자들의 돈세탁·협박·뇌물 공여 등의 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맞는다면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의 뇌물 공여 행위를 알고도 우라늄원 거래를 승인해줬다는 것이 된다. 여기에 당시 FBI의 수장은 현재 '러시아 스캔들'의 특별검사를 맡고 있는 로버트 뮬러다. 만일 '러시아 우라늄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면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전 국무장관뿐 아니라, 물러 특검까지 한꺼번에 견제할 수 있는 카드가 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도운 오바마 행정부와 러시아의 우라늄 거래는 가짜 뉴스 언론들이 파고들지 않는 가장 거대한 건수"라면서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간교한 힐러리와 민주당의 부정직성에 대해 조사할 것을 모든 사람이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또 "세션스 장관이 힐러리에 나약하다"며 법무부에 이 사건을 수사할 것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물타기 시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타워를 도청했다"고 주장했다가 근거 없는 사실로 밝혀진 적이 있다. 지난 4월엔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나와 참모들을 감시했다"고 불법 사찰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지만 이 사건도 흐지부지됐다. '러시아 우라늄 의혹'도 이미 지난 2015년부터 이슈화됐던 것을 감안하면 특별한 성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러시아 스캔들'은 점점 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으로 번지고 있다. 시사잡지 더 애틀랜틱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작년 대선 전 폭로 전문 매체 위키리크스와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는 작년 대선 당시 러시아 측으로 추정되는 인사들로부터 입수한 민주당 힐러리 대선 후보 캠프의 이메일 등을 폭로해 대선 흐름을 바꿨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위키리크스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하고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가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를 미국 주재 호주대사로 임명해달라"는 등의 부탁을 했지만, 이를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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