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부끄러움 모르는 시대

  • 최백호 가수

    입력 : 2017.11.15 03:02

    최백호 가수
    최백호 가수
    민족 시인 윤동주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기도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시대 나라를 빼앗긴 젊은 열혈 청년 시인이 분노와 투쟁을 말하지 않고 왜 부끄러움을 토했을까. 무엇이 그를 "잎새에 스치우는" 향기로운 바람에도 아프게 했을까. 주변에 얼마나 부끄러운 것이 많았으면 그렇게 힘들어하셨을까. 우리가 그 답을 찾으러 그 시대를 가보지 않아도 지금 주변을 돌아보면 선생의 그 막막했던 안타까움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요즈음 우리 사회를 보면 한 점의 부끄러움이 아니라 수십·수백의 부끄러움을 가지고도 뻔뻔하게 큰소리치는 사람이 참 많다. 어쩌면 나 자신부터 이미 그 일부겠지만. 크게는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르고도 TV 카메라 앞에 나와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부터(사실 TV 카메라 앞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건 대단한 배짱이다), 주차 위반 단속원·금연 단속원에게 심한 욕설까지 해대는 사람들, 먹는 음식에 먹어서는 안 될 것들을 넣어 팔고도 자기는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사람들, 어른에게 심한 욕설을 해대는 젊은이들, 더욱 거칠어진 폭력범들, 여기저기 아무런 죄책감 없이 쓰레기를 투척하는 사람들, 표절을 하고도 당당한 사람들… 끝이 없다. 왜 이럴까? 이렇지 않았는데 이렇게 돼버린 걸까, 아니면 원래부터 이랬는가. 정말 희망이 보이지 않고 부끄러운 현실이다.

    그런데 그런 우리 모두의 공통점은 그것을 부끄러워할 줄을 모른다는 거다. 희한하게도 잘못을 충고해 주면 화부터 낸다. 부끄러워하고 미안해해야 하는데 화를 내면서 심지어 공격을 한다. 부끄러움도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으면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모른다.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얼마나 용감한 것인지를 모른다.

    [일사일언] 부끄러움 모르는 시대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그것을 가르쳐야 한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볼이 빨개진 모습.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를 알게 해야 된다는 말씀이다. 그리고 어른인 우리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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