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 [264] 루터, 레닌, 그리고 밸푸어 선언

  •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입력 : 2017.11.15 03:11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2017년은 유난히 기념일들이 많은 해다. 우선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생각해볼 수 있다. 루터가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성당 정문에 95개 조항을 직접 내걸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유럽과 세계사에 미친 영향만은 확실하다. 돈만 주면 교회로부터 살 수 있던 면죄부가 아닌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서만 구원이 가능하다던 루터.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개인의 책임과 노력을 핵심으로 삼은 종교개혁이 자본주의를 가능하게 했으며, 루터교를 받아들인 서유럽이 남유럽 천주교 국가들보다 더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던가!

    서유럽에서 시작된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은 하지만 불평등과 식민주의를 탄생시켰다고 믿었던 레닌은 100년 전 거대한 실험을 시작한다. 바로 자본주의 없는 산업화였다. 1917년 시작된 러시아 공산주의 실험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빠르게 산업화를 이룬 소련은 독일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1957년 미국보다 먼저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으니 말이다. 서방 대사들을 초대한 공산당 서기장 흐루쇼프는 말했다고 한다. "역사는 어차피 공산주의 편이니, 당신들은 역사에 묻힐 것"이라고. 물론 역사에 묻혀버린 것은 서방이 아닌 공산주의였다. 군사독재, 파시즘, 공산주의. 산업화의 시작은 다양한 체재 아래 가능하지만 지속 가능한 산업화와 선진화는 오로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아래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마지막으로 2017년은 '밸푸어 선언'의 100주년 기념일이기도 하다. 1917년 11월 2일 당시 대영제국 외무장관이었던 밸푸어(Arthur Balfour)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들을 위한 국가 수립을 약속한다는 편지에 서명한다. 정작 그곳에 살던 아랍인들을 '패싱'한 밸푸어 선언은 100년이 지난 오늘까지 중동 국가들 간의 갈등과 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강대국들의 '코리아 패싱'과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지려는 2017년 대한민국의 현실. 밸푸어, 레닌, 루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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