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캐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평평한 지구(The Earth Is Flat)’ 신봉자들의 제1회 콘퍼런스가 열렸다고, 지역 방송국 WFMY와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심지어 콘퍼런스 참여비용이 150달러(약 17만원)이었는데도, 500석가량의 콘퍼런스 좌석이 모두 매진됐고, 실시간 중계방송도 27달러(약 3만원)를 내야 가능했다. 게다가 참석자들은 미 전역은 물론, 영국에서도 왔다.
자신들을 ‘플랫 어서(Flat Earther)’라고 부르는 이들은 태양이 중심인 태양계에서 지구가 행성이며,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한다는 자명한 명제를 ‘사이비 과학사실(pseudo-scientific facts)’로 몰며 “최근 2,3년간 소셜미디어에서 ‘지구가 평평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지니아주에서 온 아티스트 ‘해피’라는 사람은 BBC방송에 “그동안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서 ‘평평한 지구’ 관련 동영상을 보면서 외로웠는데, 이렇게 와서 보니 ‘평범한’ 많은 사람이 같은 의견을 공유한다는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유튜브에서 4만 명의 구독자를 둔, 이들 사이에선 스타인 마크 사전트(Sargent)도 참석했다.
’평평한 지구’ 커뮤니티에서도, 구체적인 모양에 대해선 이론이 있다. 대체로 지구가 피자나 팬케이크처럼 둥글 넓적한 원반(disc)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얼음으로 둘러싸였다고 믿는다. 이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수십년간 촬영한 ‘지구 행성’의 모습이나 휘어진 지평선·수평선은 모두 “조작된 이미지”라고 주장했다. 평평한 지구론자들은 이번 회의가 앞으로 한목소리로 뭉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믿는다. 영국에서 온 데이비드 블레어는 “이번 회의는 평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라고 생각해, 회의 개최 소식에 바로 호텔을 예약하고 티켓을 구매했다고.
BBC방송은 이들에게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근거를 물었다.
그들의 대답은 "인터넷에서 50시간 이상의 동영상을 봤다" "뉴저지 바닷가에서 수평선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유심히 봤는데, 일직선이었다" 등이었다.
그들은 NASA가 ‘지구가 둥글다’는 걸 정설(定說)로 굳히려고 60년간 미국인들을 속였지만, 본격적인 캠페인을 시작한 지 2년밖에 안 되는 ‘플랫 어서’들이 이를 충분히 반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물론 NASA의 달 착륙이나 우주 탐험 업적도 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