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前팀장 "문성근·김여진 합성사진은 원세훈 등 상급자 지시"

    입력 : 2017.11.14 14:36

    최후진술서 "30년 공직 생활이 하루 만에 무너져 참담" 눈물

    /인터넷 캡처

    배우 문성근·김여진씨의 합성 나체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가정보원 전직 팀장이 법정에서 해당 사진 합성·유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상급자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성보기 판사의 심리로 14일 열린 재판에서 전 국정원 팀장 유모씨는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을 비난하기 위해 이들에게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는 취지로 (윗선에서) 지시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 전 원장 등 상급자 4명의 지시였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2011년 국정원 제2기획관 산하 안보사업1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문씨와 김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조작된 합성사진을 제작한 후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됐다.

    영화 포스터를 흉내 낸 사진에는 '공화국 인민배우 문성근·김여진 주연, 육체관계'라는 글귀가 씌어 있으며 두 배우가 나체 상태로 침대에서 안고 있는 장면이 합성돼 있다. 이 가짜 합성 사진은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19금, 문성근과 김여진의 부적절한 관계' 등의 제목으로 퍼졌다.

    검찰은 유씨가 지난2012년 야당 통합정치운동을 한 문씨를 표적을 삼고, 문씨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정치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정원은 김씨도 이른바 ‘좌편향 여배우’로 분류해 관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합성사진은 문씨와 김씨가 정말로 불륜이라는 걸 드러내기 위한 것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불륜은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상사의 부적절한 지시를 적극 거부하거나 차단하지 못했다”며 “이를 실행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피해자들에게 큰 상처를 준 점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30년 공직 생활이 하루 만에 무너져 정말 참담한 마음”이라며 “기회를 준다면 30년 동안 국정원에서 국가를 위해 충성했지만 앞으로는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그는 최후진술 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유씨 측 변호인도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했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건 아니지만 당시 윗선의 지시에 따른 불가피성이 있었다는 걸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유씨에 대해 다음달 14일 선고하기로 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