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1997년 IMF 금융위기가 한국 경제 가장 어려웠던 시기"

    입력 : 2017.11.14 14:25

    조사 응답자 10명 중 6명 "내 삶에도 부정적 영향 미쳤다"

    국민 절반 이상은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지난 50년 간 한국 경제의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 응답자 10명 중 6명은 IMF 외환위기가 본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23~26일 나흘간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IMF 외환위기 발생 20년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IMF 외환위기 발생 20년을 맞아 외환 위기가 국민들의 인식과 삶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그래픽=뉴시스
    응답자의 57.4%는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의 가장 어려운 시기로 ‘IMF 외환위기’를 지목했다. 뒤이어 ‘2010년대 저성장’(26.6%),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5.2%), ‘1970년대 석유파동’(5.1%), ‘2006년 아파트값 폭등’(4.2%), ‘2000년 IT 버블 붕괴’(1.5%) 순이었다.

    IMF 외환위기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사건으로는 국민의 절반 가량이 ‘금 모으기 운동’(42.4%)을 꼽았다. 다음으로 ‘대량 실업’(25.4%), ‘대기업·은행 등 기업들의 파산 및 부도’(17.6%), ‘국가부도 및 환율 상승’(10.8%), ‘범 국가 차원의 위기극복 노력’(2.1%) 순으로 답했다.

    IMF 외환위기의 원인은 ‘외환보유고 관리·부실은행 감독 실패 등 정책적 요인(36.6%)’과 ‘정경유착의 경제구조 등 시스템적 요인(32.8%)’을 주로 꼽았다. ‘과잉투자·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등 기업’과 ‘국제금융쇼크 발생 등 국제환경’을 꼽은 비율은 각각 15.3%, 7.9%였다.

    응답자의 59.7%는 IMF 외환위기가 본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특히 IMF 외환위기 당시 자영업자(67.2%)와 대학생(68.9%)이었던 응답자들이 삶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었다고 했다.

    또 64.4%는 IMF 외환위기 당시 ‘경제위기에 따른 심리적 위축’을 느꼈고, 57.5%는 ‘국가관에 대한 변화’를 경험했다고 했다.

    IMF 외환위기로 본인·부모·형제 등의 실직 및 부도를 경험했다(39.7%)는 응답자는 10명중 4명에 달했다. 비정규직 근무나 월급감소·퇴직에 따른 창업 등을 겪었다는 비율은 40.9%,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경험한 비율은 35.1%였다. 경제 문제로 결혼 또는 출산을 미뤘다는 답변도 17.6%나 됐다.

    IMF 외환위기 조기 극복의 원동력에 대해선 54.4%가 ‘금 모으기 운동 등 국민들의 단합’을 꼽았다. 다음으로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기업 구조조정 및 공공개혁 추진 노력’(15.2%), ‘IMF 등 국제기구 구제금융 지원’(15.0%), ‘정리해고 도입·아나바다운동(소비절약) 등 고통분담’(9.1%), ‘외환보유고 증대 등 외환부문 강화 노력’(5.0%)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국민들은 20년 전 발생한 IMF 외환위기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사회적 문제를 심화시켰다고 판단했다. 특히 ‘비정규직 문제’(88.8%·복수응답)를 증가시킨 가장 큰 요인으로 봤다. ‘안정적인 직업 선호’(86.0%), ‘국민 간 소득 격차’(85.6%), ‘취업난 심화’(82.9%), ‘개개인 국민혜택 저조’(77.9%), ‘소비심리 위축’(57.8%) 등이 뒤를 이었다.

    IMF 외환위기 발생 20년을 맞이한 지금 국가적 중요 과제로는 경제적 측면에서 ‘일자리 창출 및 고용안정성 강화’(31.1%)를, 사회적 측면에서는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신뢰 구축’(32.7%)과 ‘저 출산 및 고령화 대책 마련’(32.5%)을 각각 꼽았다.

    임원혁 KDI 글로벌경제연구실장은 “국민들이 외환위기 극복의 원동력으로 국민 단합과 구조조정·개혁 노력을 높게 평가한 점에 주목한다”며 “(위기 극복에 있어) 포용적 성장을 통해 사회 응집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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