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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삼성 멀리하나...갤S8 무한 부팅 오류 이유는?

    입력 : 2017.11.14 05:09 | 수정 : 2017.11.14 16:11

    지난 10년간 삼성전자와 안드로이드 동맹을 이어온 구글이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사업 영역에서 삼성전자와 부딪히면서 ‘적대적 공존’ 관계에 돌입했다. 구글은 LG전자와 협력 관계를 과시하며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최신 버전인 ‘오레오(안드로이드 8.0)’의 베타 테스트(출시전 사전 시험)를 실시하면서 구글로부터 호환 인증을 받지 않아 곤욕을 치렀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오레오 베타 버전을 배포한 후 일부 사용자들이 기기 오작동으로 불편을 겪은 것. 이와 달리 LG전자는 베타 테스트 실시 전에 구글과 호환성 인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DB
    ◆ ‘갤S8’, 무한 부팅 오류 발생...호환성 인증 늦어진 탓?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2일부터 갤럭시S8과 갤럭시S8+를 쓰는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가입자 중 선착순 1만명을 대상으로 오레오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

    오레오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7.0 누가 다음 버전으로 개발한 모바일 OS로 내년 이후 정식 배포될 예정이다. 구글 측은 오레오가 속도, 배터리 등 기본 성능을 높이고 화면 구성, 그래픽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오레오로 업그레이드한 갤럭시S8 사용자들은 각종 기기 오류 현상에 당황해 하고 있다. 뽐뿌 등 커뮤니티에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작동하지 않거나 앱 폴더를 만들 수 없거나 시스템 알림을 멈출 수 없는 등 다양한 오류들이 발생한다는 제보들이 올라왔다. 심지어 무한부팅까지 생겼다는 불만도 나왔다.

    갤럭시S8에 오레오 베타 버전을 설치한 한 사용자는 “구글과 호환성 인증도 안거친 오류 투성이 오레오 베타 버전을 테스트해 보라고 배포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드로이드 오레오 버전 이미지.
    구글은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된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앱의 호환성을 검증하는 ‘안드로이드 CTS(Android Compatibility Test Suite)’라는 검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휴대전화 제조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로 CTS를 통과해야 지메일(Gmail),구글맵(Google Map) 등 구글 서비스를 휴대전화에 탑재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구글 오레오와 기기 호환성 인증이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구글과 삼성의 사이가 예전처럼 가깝지 않아 간단한 인증도 늦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래 베타 버전이 오류를 발견하고 개선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류 발생도 베타 테스트의 한 검증 과정으로 봐야한다”며 “모든 사항은 구글과 협의 하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레오 베타 업그레이드를 한 갤럭시S8의 설정에서 기기인증이 ‘미인증’으로 뜬 모습(왼쪽)과 오레오 업데이트 후 무한 재부팅이 된다고 커뮤니티에 올라온. / 심민관 기자
    ◆ 불편한 삼성-구글 동맹…”새 파트너로 부각된 LG”

    구글은 지난해부터 삼성을 견제할만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픽셀폰’을 출시했고 삼성은 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랩스를 인수해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IT 업계는 양사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관계가 불편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올초 갤럭시S8에 빅스비가 최초로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글과 삼성의 동맹이 깨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삼성전자가 구글어시스턴트와 빅스비를 갤럭시 S8에 동시 설치하면서 구글과 ‘적대적 공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4년에 구글과 ‘포괄적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을 때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대신 OS 내 경쟁 기능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삼성 단말기에 자사 AI 플랫폼과 구글의 AI 플랫폼을 함께 설치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삼성을 견제하기 위해 LG 측과는 친밀한 밀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G6와 V30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했으며, 구글은 한국어 버전을 개발해 삼성전자의 빅스비와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이밖에도 구글은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에 탑재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을 LG디스플레이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한편 LG전자에 픽셀 위탁생산도 맡기기로 했다. 최근 LG전자는 2018년 구글이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픽셀3’의 물량을 수주했다.

    LG전자(066570)도 이달 말부터 V30 사용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인원 제약 없이 오레오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삼성전자와 달리 이미 구글로부터 CTS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구글이 LG전자와 상당히 가까운 밀월관계를 가진 것처럼 보여 삼성 입장에선 부담이 될 것 같긴 하다”면서 “그래도 구글의 최대 고객이 삼성전자인데 아무리 서로 경쟁관계에 있다고 해도, 서로를 쉽게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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