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탄생 100주년인데… 기념도서관에도 못세운 동상

    입력 : 2017.11.14 03:02

    추진모임 기증 증서 전달식에 반대단체 몰려와 "청산 대상"
    서울시 "심의 거쳐야 설치 가능"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동상' 기증 증서 전달식에 동상 건립 반대 단체들이 시위를 벌였다. 기념도서관을 운영하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이날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으로부터 4.2m 높이 박 전 대통령 동상을 향후 기증받기로 하고 이날은 증서만 받기로 했다. 그런데도 반대 측은 기증식이 열리는 입구 계단 바로 아래에서 "박정희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사를 방해한 것이다.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이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맞대응하면서 찬반 단체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이 찬반 단체 사이를 가로막았지만, 반대 집회 참석자와 기증식 참가자가 서로의 목 부위를 손으로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풀려나기도 했다.

    재단은 당초 기념도서관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기로 하고, 이날은 기증 증서만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7일 서울시의회가 "적폐 청산에 나선 현시점에 역사적 논란이 큰 인물에 대한 동상이 건립돼서는 안 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울시 측도 "동상을 세우려면 반드시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나섰다. 현재 기념도서관은 서울시가 무상 제공한 시유지에 들어서 있다. 동상을 세우려면 미술 전문가와 역사학자 등으로 이뤄진 시 공공미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날 기증 증서를 전달받은 기념재단은 조만간 실물 동상을 세우기 위해 서울시에 동상 설치 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가 파악하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은 문래근린공원에 설치된 '박정희 흉상'이 유일하다. 이 흉상은 1966년 세워진 것으로 문래근린공원은 박 전 대통령이 5·16 군사 쿠데타를 모의했던 옛 수도방위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13일 서울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기증 증서 전달식이 열렸다.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단체(오른쪽)와 반대하는 단체(왼쪽)가 경찰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13일 서울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기증 증서 전달식이 열렸다.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단체(오른쪽)와 반대하는 단체(왼쪽)가 경찰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날 기증식에서 동상건립추진모임 측은 "대한민국 번영을 이룩한 박정희 대통령의 공적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모임은 지난해 '한국 현대사를 만든 이승만·트루먼·박정희 세 사람의 동상을 건립하겠다'며 결성됐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좌승희 이사장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대통령기념관에 동상이 없는 곳이 없고 김대중, 노무현 기념관에도 동상이 있어야 제대로 된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진영 논리에 따라 반대하고 소란을 피우는 것은 선진 시민이 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기념도서관 앞에서는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이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헌법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명시하고 있는 한 박정희는 청산의 대상이 될지언정 결코 기념의 대상은 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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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바꾼 지도자' 박정희 탄생 1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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