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커창 총리와 '정상회담→회담' 해프닝 왜?

    입력 : 2017.11.14 03:02

    靑, 만남 당일 급하게 명칭 수정
    과거 中총리에 '정상회담' 썼지만 이번엔 시진핑 만난 후라 바꾼 듯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필리핀 마닐라에서 가진 리커창 중국 국무총리와의 양자 회담을 어떻게 부를지를 놓고 한때 혼선이 일었다. 청와대는 당초 이날 회담을 '한·중 정상회담'이라고 공식 브리핑했는데, 몇 시간 뒤 기자단에 "리 총리와의 일정 명칭을 '중국 총리와의 회담'으로 한다"고 공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 총리 회담을) 정상급 회담으로 불렀지만 이번에는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은 회담이기에 정상회담으로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프닝은 중국의 특유한 지도 체제 방식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중국은 국가주석과 국무총리를 포함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집단 지도 체제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한다. 시진핑 주석이 국가 서열 1위로 외교·안보 분야를 비롯해 국정 전반을 관할하며 사실상 1인 지배 체제를 확립한 상황이지만, 중국 체제 특성상 서열 2위이자 경제 분야 등을 총괄하는 리커창 국무총리도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다자 간 국제회의에서는 정상급 인사로 간주돼왔다. 이 때문에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 회담을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자바오 당시 총리 회담도 모두 '한·중 정상회담'으로 명명됐었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도 시 주석 대신 리 총리가 참석했다.

    외교 소식통은 "청와대가 이날 문 대통령과 리 총리와의 회담 명칭을 수정한 것은 시 주석과 리 총리의 서열 관계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지난달 중국 공산당 대회를 통해 시 주석이 1인 지배 체제를 확고히 한 상황에서 리 총리를 정상으로 대우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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