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온갖 꽃이 펴야 봄" 리커창 "봄 오면 오리가 먼저 안다"

    입력 : 2017.11.14 03:02

    [중국 2인자 리커창 총리와 회담서 '韓·中 봄바람' 예고]

    대통령 "全분야 교류 확대 기대"
    사드로 인한 기업 어려움도 거론… 배터리 보조금 제외 철회 등 요청

    리커창 "따뜻한 봄 맞게 될 것… 양국 실질적 협력 전망 아주 밝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을 하고, '사드 합의' 이후 한·중 관계 정상화 문제를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에 진정한 봄이 왔음을 체감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고, 리 총리는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하자"고 했다.

    ◇중국 1, 2인자와 연쇄 회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10·31 한·중 관계 개선 발표'(사드 합의),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양국 간 교류 협력이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은 사드로 침체됐던 한·중 관계로 한국의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을 환기시킨 뒤 우리 기업들의 애로가 해소되고 양국 간 경제, 문화, 관광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리 총리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고 했다.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오후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오후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아쉬움을 기회로 전환시켜 양국 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키자”고 했고, 리 총리는“공동 노력으로 중·한 관계를 빨리 정상 궤도에 올려놓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중국 내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배터리 보조금 제외 철회와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수입규제 철회도 요청했다. 지난 7월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의 청와대 회동 때 구본준 LG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해 중국이 일본 것은 오케이하고, 한국은 안 된다고 한다"며 애로를 호소했었다. 문 대통령이 '사드 보복' 철회를 요청한 것인지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해석보다는 말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커창 총리는 "일부 구체적이고 예민한 문제들을 피하긴 어렵지만, 중·한 간 실질적 협력 전망은 아주 밝다"며 "중·한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추운 겨울이 지나고 훨씬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도 한·중 관계 정상화 의지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 고전에서 '온갖 꽃이 함께 펴야 진정한 봄'이라는 글을 봤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정치, 경제, 문화, 관광, 인적교류 등에서 각양각색의 꽃을 활짝 피우자"고 말했다. 그러자 리 총리는 "최근 양측은 예민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적극적인 진전을 이뤘다. 중·한 관계도 적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사드 합의'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리 총리는 "봄이 오면 강물이 따뜻해지고 오리가 먼저 봄을 느낀다(春江水暖鴨先知)는 말이 있다"며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중·한 관계를 빨리 정상 궤도에 올려놓길 희망한다"고 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및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회담은 50분간 진행됐다.

    리 총리는 시진핑 주석에 이은 중국의 2인자다. 정치·외교를 주로 다루는 시 주석과 달리 리 총리는 대내외적으로 경제를 총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시 주석, 이날 리 총리와 회담을 하면서 하루 간격을 두고 중국의 1, 2인자를 만났다.

    중국은 그동안 정부 차원의 '사드 보복'을 인정하지 않은 채 "중국 국민의 자발적인 반발이었다"는 식으로 말해왔다. 이번 회담으로 중국이 사드 보복을 해제할지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이 사드 보복 해제를 조건으로 다른 외교적 압박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기 내 아세안 10개국 모두 방문"

    앞서 문 대통령은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한·아세안 미래 공동체 구상'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에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해 깊은 우정을 나누겠다"며 "한·아세안 협력기금 출연 규모를 2019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연간 1400만달러로 확대하고, 한·메콩 협력기금은 현재의 세 배 규모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한·아세안 관계 수립 30주년인 2019년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며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어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필리핀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안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한국인들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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