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정규직 노조 "비정규직, 시험치고 들어와라"

    입력 : 2017.11.14 03:02

    - "일괄 직접고용 반대"… 勞勞 갈등
    "공공기관 채용비리 조사한다면서 조건없는 정규직 전환은 자가당착… 가점 주고 공개채용 하는게 원칙"

    서울교통공사 등서도 불만 나와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가 공개 채용 절차 없이 비정규직을 '직접고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노노(勞勞) 갈등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규직 노조는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에 대한 전수 조사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조건 없는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는 지난 10일 '공사 직원 채용은 공개경쟁 채용이 원칙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일부 비정규직에서 주장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전원 직고용 승계'는 청년들의 선호 일자리를 강제적으로 선점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개 전형 없이 수시 채용으로 협력업체에 입사한 비정규직 직원을 공사가 무조건 승계하는 것은 현재 공공기관 채용 비리를 전수 조사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자가당착이라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는 간부급 직원을 제외한 1000여 명이 가입해 있다. 이들은 "공공기관의 채용은 국민적 수용이 가능한 합당한 절차의 '공개경쟁 채용'이 돼야 한다"며 "(비정규직 중) 관련 경력이 있는 직원에게는 그에 따른 합당한 가점을 제공하는 '공정 채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정규직 전환 관련 논의를 점진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정규직 전환 과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 5월 인천공항을 방문해 "임기 내에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zero)'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당시 "제가 앞장서서 올해 말까지 1만여 명의 협력사 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제로(zero) 1호 공공기관'에서 노노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서울시가 "산하기관 무기계약직 2442명을 연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중 1147명(47%)이 서울교통공사에 소속돼 있다. 그런데 2013~2016년 입사한 이 공사 소속 '청년 정규직' 1000여 명이 지난 7일 "(기존 정규직과) 합리적인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등 이유로 이들의 정규직화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 공사 노조도 비슷한 입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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