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정부 방송 장악은 5년 뒤 어떻게 청산되나

      입력 : 2017.11.14 03:19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13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김장겸 MBC 사장을 해임했다. 야권 이사 1명은 기권하고 여권 이사 5명이 찬성했다. 지난 2일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불신임안도 의결했다. 방문진 이사 교체→이사장 불신임안 가결→김 사장 해임이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방송 장악 시도는 민주당이 지난 6월 초 김 사장과 KBS 고대영 사장 사퇴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민주당 전문위원실은 '야당 측 이사의 부정·비리를 부각시켜 퇴출' '정치권이 나설 경우 언론 탄압이라는 역공 우려가 있으니 방송사 구성원 중심 사장 퇴진 운동 추진' 등의 내용이 담긴 문건도 만들었다. 실제 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됐다.

      노조원들은 야권 추천 이사들의 직장과 학교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여 사퇴를 압박했다. 법인카드 내역까지 공개하며 괴롭혔다. 결국 방문진 이사 2명이 물러나 이사 진용이 역전됐다. KBS 이사 1명도 물러났다. 백주에 벌어진 집단 폭력이다. 노동부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MBC를 특별근로감독한 뒤 김 사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이와 별개로 전(前) MBC 사장이 국정원과 공모해 방송 장악에 가담했다며 구속영장까지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국정원이 'KBS 사장에게 200만원을 주었다'는 직원 진술을 확보했다며 수사 의뢰하자 검찰은 이 수사에도 착수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그것을 국가 기관인 검찰이 받아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이제 KBS 이사 1명만 더 사퇴시키면 이곳 사장도 해임할 수 있다.

      공영방송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홍역을 치르는 것은 정권이 나팔수로 이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 공영방송 내부는 정치판과 다를 것이 없게 됐다. 지금 사태도 과거 정권에서 내쳐졌던 사람들의 복수극이라고 한다. 앞으로 장악이 완료되면 어떤 방송 굿판을 벌일지 모른다. 방만한 정치판이 된 공영방송을 국민이 왜 억대 연봉을 주며 유지해야 하나. 이 정권은 방송사 사장을 중립적인 사람으로 앉힐 수 있는 방송법 개정을 야당일 때는 주장하다 지금은 거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정권 교체 후 KBS 사장이 해임되자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헌법 무시 쿠데타'라고 했었다. 그러더니 그때보다 더한 방식으로 방송을 장악하고 있다. 적폐 청산한다면서 더 큰 적폐를 쌓는다. 5년 뒤 이 방송 장악에 대한 청산 소용돌이도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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