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도 北核 막겠다고 해… 푸틴, 도와달라"

    입력 : 2017.11.13 03:02

    아시아 순방중 中·러 정상 잇단 접촉… 對北포위망 고삐 죄기
    "김정은과 친구되려 매우 노력 중"… 한편으론 北에 대화 신호

    - 트위터서 김정은 비꼬기도
    "키작고 뚱뚱하다 한 적 없는데 그는 왜 나를 늙었다 모욕하나"

    - 틸러슨, 대화가능성 언급
    "美·北 2~3개 메시지 채널 있어… '첫 대화할 때 됐다'고 할날 올것"

    아시아를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러 정상과 잇따라 접촉해 '대북 제재 포위망'을 한층 끌어올린 뒤, 북한과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북 제재로 북한 정권이 흔들리기 전에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는 것이다.

    지난 3일부터 아시아를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하노이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핵무장을 막는 데 전념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건 대단한 발언이다. 그는 마오쩌둥 이래 가장 강력한 중국 지도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시 주석)가 (제재를) 강화해나가기를 원한다"며 "우린 여러 시간 동안 (북한 관련) 긴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는 시 주석이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고 안보리 결의를 전면 이행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엄청나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과 관련해 우리를 도왔다면 문제가 풀렸을 텐데, 민주당이 꾸며낸 장애물(러시아 스캔들)이 방해가 되고 있다"고 했다. CNN은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미·러 정상이 기념촬영 장소 등에서 수차례 만나 이야기를 했다"고 보도했다. 공식 회담은 아니지만, 만날 때마다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미·러 양국은 이날 "이슬람국가(IS) 격퇴에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타스통신에 "(두 정상이) 북한 관련 상세한 대화는 없었지만, 그곳(한반도) 상황은 (미·러 간) 협력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도 북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위터에 "내가 (북한) 김정은을 '키 작고 뚱뚱하다'고 말한 적이 결코 없는데 왜 그는 나를 '늙었다'고 모욕을 하는 것일까"라며 "오 그래, 난 그의 친구가 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미·베트남 정상회담 후 기자들에게 "(김정은과 친구가 되는 것은) 괴상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하나의 가능성"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북한과 세계에 아주 아주 좋은 일일 것"이라고 했다. 북한 김정은을 '작고 뚱뚱하다'고 비꼬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는 또 트위터에서 "시 주석이 대북 제재의 수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미국과 북한이 '그래, 첫 대화를 할 때가 됐다'고 할 날이 결국은 올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 간에 메시지가 오가는 2~3개 채널이 있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만남을 원한다는 표시를 해야 한다"면서 "(첫 대화가) 비핵화 협상 개시는 아니다"라고 했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할 경우 대화의 테이블에 앉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비핵화 협상으로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틸러슨 장관은 전날인 9일 미·중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제재가 북한 경제 내부와 일부 북한 주민, 심지어 군부 일부에까지 어떤 압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신호들을 보고 있다"고 했었다.

    다만,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최근 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60일간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면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조셉 윤 대표의 견해"라고 틸러슨 장관은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내일이라도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해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다"고 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북한 붕괴와 흡수 통일, 정권 교체, 미국의 북한 침공 불가 등 이른바 '4노(NO)'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이 모든 것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진지하게 보여준다면 (대화 재개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북한은 여전히 그 어떤 진지한 신호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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