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사우디 억만장자 왕자, 구금 사진 논란… 사실은 코미디언 정차풍자

    입력 : 2017.11.12 14:16

    빈탈랄 왕자를 닮은 레바논 배우가 찍은 사진./트위터 캡처

    지난 4일 전격 체포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탈랄 왕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상에 유포돼 사실관계를 놓고 소동이 일었다.

    10일(현지시각) 중동 지역 소셜미디어에 퍼진 이 사진엔 빈탈랄 왕자와 매우 닮은 남성이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그 위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옅은 분홍색 셔츠를 입은 이 사람은 빈탈랄 왕자의 트레이드 마크로 불리는 회색 사각 선글라스까지 착용하고 있다.

    빈탈랄 왕자의 뒤쪽엔 사우디 전통 복장을 입고 있는 남성 세 명이 있다. 이들은 빈탈랄 왕자와 마찬가지로 바닥이나 소파 등에서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 사진을 촬영한 장소는 한 가정집으로 보인다.

    일부 현지 매체는 이 사진을 빈탈랄 왕자의 구금 중 모습이라고 인용해 보도했다. 중동 안보 분석가로 알려진 마이클 호로위츠도 이 사진을 리트윗했다가 급히 삭제할만큼 빈탈랄 왕자 모습과 흡사하다.

    그러나 이 사진은 빈탈랄 왕자와 얼굴이 비슷한 레바논의 한 코미디언이 찍은 패러디 사진으로 밝혀졌다. 빈탈랄 왕자의 체포가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얻자 일종의 정치 풍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빈탈랄 왕자의 모습./로이터

    약 2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중동의 워런 버핏'이라고 불리는 빈탈랄 왕자는 미국 유명 미디어그룹인 '뉴스 코프', 미국 케이블 채널 '타임 워너'를 비롯해 시티그룹·트위터·애플 등 글로벌 회사의 주요 주주로 세계 경제계의 거물이다.

    그는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에 의해 체포됐다. 빈살만은 이날 빈탈랄 왕자를 비롯해 11명의 왕자와 전·현직 장관 수십 명을 체포했는데, 이는 자신의 개혁에 반대하는 정적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무혈 친위 쿠데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빈살만은 왕실에서 개인 재산이 가장 많은 사촌형 빈탈랄 왕자까지 체포해 왕실의 경제적 주도권을 강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숙청 명단에 '세계 최대 갑부'이자 친(親)서방인 빈탈랄이 포함돼 국제사회에 더 큰 파장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빈탈랄 왕자는 수도 리야드의 5성급 호텔인 리츠칼튼에 감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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