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조선] 박정아의 냉정과 열정 사이

    입력 : 2017.11.11 15:38

    스타일리스트 강수지
    헤어 승렬(에스휴 02-3448-3007)
    메이크업 송유미(에스휴)
    베이지 컬러 터틀넥은 TIBI by 디누에. 화이트 와이드 팬츠는 그레이양. 화이트 블로퍼는 메종드맥긴. 이어링은 해수엘.

    베이지 컬러 터틀넥은 TIBI by 디누에. 화이트 와이드 팬츠는 그레이양. 화이트 블로퍼는 메종드맥긴. 이어링은 해수엘.
    그레이 컬러 노칼라 코트는 SI. 니트는 퓨어 캐시미어. 브라운 컬러 와이드 팬츠는 아에르. 이어링은 해수엘.

    그레이 컬러 롱코트는 그레이양. 니트는 LEHA by 디누에. 플레어 스커트는 마시모두띠. 블랙 앵클부츠는 바바라. 목걸이는 페르테. 이어링은 티스베진.
    그레이 톤 터틀넥과 베스트, 라이트 핑크 컬러 H스커트 모두 코스.
    카키 컬러 코트와 니트 와이드 팬츠는 모두 자라. 니트는 온앤온. 화이트 스틸레토 힐은 이로스타일.

    뭔가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뭐랄까 한층 여성스럽고 성숙미가 더해졌다고나 할까요. 지난해 두 가지 큰일을 겪었어요. 하나가 결혼이고, 또 하나가 어머니의 죽음이에요. 두 가지 일을 겪으면서 심정적으로 큰 변화가 왔어요. 가치관도 많이 바뀌고요. 삶의 목표까지는 아니어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조금 방향을 잡은 것도 같고요. 예전에는 성취하고 싶은 욕망은 있는데 목표도 모르겠고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도 모르는 질풍노도 같은 시기를 보냈다면 지금은 명확해진 것 같아요. 잡아야 할 게 무엇이고 포기할 게 무엇인지 그런 것들이 조금 보여요.

    인생의 대사를 한 해에 겪었군요. 그러게요. 우선 결혼을 하니까 확실히 마음에 여유가 생겼어요. 이젠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는 느낌. 그게 참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돌아가신 엄마를 보면서는 ‘이렇게 작은 박스 안에 담길 인생인데… 너무 괴롭게 살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금 더 뜨거워지고 조금 더 냉정해지고 그러더라고요.

    결혼생활은 어떤가요? 저희는 연애 때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남편이 있는 그대로의 저를 다 받아주니까 편하고 좋아요. 제게서 여유가 느껴진다면 그건 아마 제가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면서 저 스스로 여유가 생긴 걸 거예요. 남편의 지지가 무척 든든해요. 가끔 제가 엄마가 된 것 같기도 해요.(웃음) 저도 엄청 케어를 받던 사람인데. 할머니께서 모든 걸 챙겨주셨거든요. 그런데 이젠 제가 케어할 대상이 생긴 거죠.(웃음) 전 제가 털털한 줄 알았어요. 근데 의외로 예민한 구석이 있더라고요. 아무리 피곤해도 행주나 수건은 반드시 삶아 빨아야 하고, 손빨래거리는 반드시 손빨래를 해야 하더라고요. 닮나 봐요. 할머니가 그러셨거든요.

    요리도 잘하나요? 오징어볶음이나 제육볶음, 간단한 밑반찬이나 카레나 찌개 같은 기본적인 음식들은 해요.(웃음) 결혼 초에 이것저것 시도해보긴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KBS 일일 드라마 <내 남자의 비밀>로 1년 반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습니다. 드라마가 재밌던데요. 정말요?(웃음) 드라마 제목처럼 이 세상에 비밀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누구나 이중성을 가지고 있죠. 제가 맡은 진해림이라는 인물은 입양아인데 부부에게 친자식이 생기면서 그 사랑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동생을 고의로 잃어버리죠. 사실로만 보면 나쁜 인물인 건 맞지만 늘 사랑에 목마른 애정 결핍자이다 보니 그렇게 된 거거든요.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 잘 아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지만 그 아픔이 이해가 가기도 해요. 시청자들도 그런 아픔을 느끼실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도 제 몫이죠. 그런데 어려워요.(웃음)

    뮤지컬 <올슉업>에도 2년 연속 캐스팅됐죠? 제가 복이 많아요.(웃음) 일일 드라마를 하면서 뮤지컬을 병행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받는 에너지를 생각하면 포기할 수가 없더라고요. 또 드라마 속 캐릭터와 달리 나탈리가 활기찬 캐릭터고 유머 코드도 많아서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1월 24일부터 공연해요.(웃음)

    스물한 살에 걸그룹 '쥬얼리'로 데뷔해서 올해로 17년 차입니다. 이제 연기자로서 굳건히 자리를 잡았고요. 비결이 뭔가요? 자리 잘 잡은 거 맞아요?(웃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복이 많아요. 꾸준히 드라마에 캐스팅된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제가 더 잘해야 할 텐데 걱정도 많고요. 비결이라기보다는 이 일을 놓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주변에 좋은 분도 많고. 가끔 새삼스러워요, 17년이나 됐다는 게. 얼마 전에 대선배님들 몇 분이 만나셔서 반가워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봤는데, 저도 그렇게 늙고 싶더라고요. 먼 훗날 예전 모습을 떠올리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요.

    오늘 얘기 나누면서 보니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모습이 잔잔한 감성의 토크쇼 MC를 맡아도 어울릴 것 같아요. 저 너무 하고 싶어요. 라디오 DJ 할 때 정말 행복했거든요. 특히 전화로 청취자들과 얘기할 때요. 제가 오지랖이 좀 있거든요.(웃음)

    지금, 행복한가요? 네. 그런데 '너무 좋다'는 게 행복은 아닌 것 같아요. 오늘이 내일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은 일상의 반복이지만 그 안의 평온함을 온전히 느끼는 것, 그게 행복인 것 같아요. 기분이 안 좋거나 우울해지면 좋아하는 일을 해서 기분을 바꿔보고요. 저는 그게 샤브샤브 먹는 거예요.(웃음) 특별한 걸 찾기보다는 아무렇지 않은 느낌을 유지하는 것, 지금 저에겐 그게 행복인 것 같아요.

    베이지 컬러 터틀넥은 TIBI by 디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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