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DMZ 코앞서 회항… 중국발 황사에 막혀

    입력 : 2017.11.09 03:03

    [트럼프 방한]

    文대통령, 헬기·車로 먼저 도착
    트럼프, 10분 단위로 文에 연락
    안개 겹치며 결국 기수 되돌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판문점 비무장지대(DMZ)를 사전 예고 없이 방문하려 했으나 기상 악화로 무산됐다. 짙은 안개와 중국발 황사가 겹치며 헬리콥터가 착륙하지 못할 정도로 시정(視程)이 악화한 탓이다.

    이날 양 정상은 각각 청와대와 용산 미군 기지에서 헬기를 타고 DMZ로 향했다. 문 대통령 헬기가 오전 7시 1분, 트럼프 대통령의 '머린 원' 헬기가 7시 43분 이륙했다. 두 정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가 주둔하는 캠프 보니파스 헬기장에 내린 뒤 군사분계선(MDL)에서 가장 가까운(25m) 초소인 '올렛 OP'를 동반 시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상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안개와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 먼지 농도가 치솟으며 경기도 파주 지역의 시정은 0.87㎞(오전 8시)까지 떨어졌다. 시정은 육안으로 목표물을 뚜렷하게 식별할 수 있는 거리로 평소엔 10~20㎞다.

    문 대통령은 캠프 보니파스에 못 미친 '안전 지역'에 미리 착륙한 뒤 차편으로 DMZ까지 육상 이동하는 대안을 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항을 권고하는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착륙 5분 전인 오전 8시 1분 머린 원의 기수를 남쪽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용산 기지에 대기하며 문 대통령에게 10분 단위로 방문 의지를 전했지만 결국 오전 9시 DMZ 방문을 최종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문 대통령도 오전 9시 3분 DMZ를 떠나 청와대로 복귀했다.

    두 정상의 'DMZ 깜짝 방문'은 사전 공개되지 않은 일정으로 성사 경위에 대해선 한·미의 설명이 엇갈린다. 청와대에선 문 대통령이 전날 단독 정상회담 때 "DMZ 상황을 보는 게 좋겠다. 나도 동행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같이 가주면 나도 가겠다"고 답하며 일정이 잡혔다고 했다. 반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아시아 순방이 시작되기) 한참 전에 예정돼 있었다"고 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비록 회항했지만 10분 단위로 방문 의사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빈틈없는 한·미 동맹과 평화 수호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로 손색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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