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의혹 받던 英 유력 정치인 자살

    입력 : 2017.11.09 03:03

    투서 접수돼 장관직서 해임 "악의적 모함이다" 결백 주장
    성추문 왜곡·과장됐을 가능성

    칼 사전트
    성희롱 의혹을 받아온 영국 웨일스 자치정부의 칼 사전트(49·노동당·사진) 전 통신·유소년부 장관이 7일(현지 시각) 웨일스의 소도시 코나스 케이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그에게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경찰 수사 결과를 인용하며 "사전트 전 장관이 자살했다"고 했다.

    그는 2009년 법무장관을 지낸 적이 있는 웨일스 정가의 유력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과거 다수의 여성에게 부적절하게 행동했다는 투서가 자치정부에 접수돼 지난 3일 장관직에서 해임됐고, 노동당 당원권도 정지당했다. 자치정부는 그의 성 추문 의혹에 대해 진상 조사를 벌여 왔다. 이에 대해 사전트는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나에 대한 주장은 악의적 모함이고, 진상 조사를 통해 의혹이 해소되면 직무에 복귀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결백을 주장해왔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서 시작된 유명 인사들의 성 추문 파문이 영국 정가로 옮겨오며 자살자까지 나오자 영국은 충격에 빠졌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수는 "끔찍하고 충격적인 뉴스다. 고인의 가족·친지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웨일스 의회는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가디언은 "사전트는 두 자녀를 둔 건실한 가장이자 정치인으로 알고 있던 지역 사회의 충격이 크다"고 했다.

    그에 대한 성 추문 의혹이 왜곡·과장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BBC는 "사전트에 대한 성 추문 의혹의 실체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경우 그를 경질한 카윈 존스 웨일스 자치정부 선임장관이 정치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 정가에선 할리우드의 성 추문 파문 이후 유력 정치인들의 성 추문 폭로가 잇따랐다. 크리스 핀처 영국 하원 의원 겸 보수당 원내총무는 그가 2001년 조정 국가대표 선수 출신 정치운동가 알렉스 스토리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5일 결백을 주장하며 당과 경찰에 진상 조사를 요청하고 원내총무직에서 물러났다. 보수당에서는 앞서 구직 여성에게 음란 문자 발송 사실이 드러난 스티븐 크래브 하원 의원을 비롯해 대니얼 코친스키 의원, 댄 폴터 의원 등이 성희롱 의혹으로 당내 진상 조사를 받고 있다고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노동당에서도 켈빈 홉킨스 하원 의원이 과거 여성 노동운동가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원권을 정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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