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첫 지방선거… 민주당이 덩실덩실 춤을 췄다

    입력 : 2017.11.09 03:03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뉴욕시장 선거 공화당 참패]

    - 내년 중간선거 풍향계 '미니 선거'
    불안한 공화당 "이대로 가다간 1년 뒤엔 과반 의석 잃을 수도"

    - 공화당, 버지니아마저도…
    대선 때 경합, 버지니아서도 패배… 민주당은 反트럼프 정서로 결집
    "트럼프 당선 1년, 민심의 경고"

    7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국 뉴저지·버지니아주(州) 주지사 선거와 뉴욕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열린 첫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3대0'으로 참패한 것이다. 8일 당선 1주년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심의 경고장을 받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7일(현지 시각) 열린 미국 뉴저지주(州)주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필 머피(민주당)가 애즈베리파크 컨벤션홀에서 열린 축하 행사장에서 점프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이렇게 좋을 수가" 뉴저지 주지사 8년만에 민주당 후보 당선 - 7일(현지 시각) 열린 미국 뉴저지주(州)주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필 머피(민주당)가 애즈베리파크 컨벤션홀에서 열린 축하 행사장에서 점프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내년 11월 상·하원 중간선거의 전초전으로 여겨졌던 이번 선거에서 버지니아주지사와 뉴욕시장 자리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면서 공화당이 참패했다. /AP 연합뉴스
    선거 결과가 나오자 공화당 내에선 "이런 분위기라면 내년 11월 상·하원 중간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홀수 연도에 일부 지역에서 실시되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그동안 상·하원 의원이 대폭 교체되는 중간선거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공화당 소속 크리스 크리스티가 이끌던 뉴저지주는 8년 만에 주지사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CNN에 따르면 이날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필 머피 후보가 55.5%를 얻어 공화당 킴 과다노(42.4%) 후보에게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크리스티 주지사의 낮은 지지율(15%)과 반(反)트럼프 정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머피 당선인은 올 초부터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에 2배 이상 앞선 지지율을 보여왔다.

    美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지방선거 결과
    뉴욕 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더블라지오 현 시장이 66.4%의 득표율로 재선(再選)에 성공했다. 뉴욕은 민주당 텃밭인 데다 도전자인 공화당 후보가 약체였기 때문에 더블라지오 시장의 승리가 점쳐져 왔다. 버지니아주에서는 랠프 노섬 민주당 후보가 53.9%를 득표해 공화당 에드 길레스피 후보(44.9%)를 눌렀다. 테리 매콜리프 현 주지사(민주당)는 축하 파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승리를 이끌었다"고 했다. 이날 출구조사에서 주민 50%가 "트럼프 대통령이 투표에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다. 최근 이 지역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8%에 그쳤다.

    버지니아주 선거 패배는 공화당에 뼈아픈 대목이다. 당초 공화당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크게 욕심을 냈다. 작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4.9%포인트 차로 패하긴 했지만 치열하게 경합을 했던 곳이고, 공화당 길레스피 후보의 이력이 워낙 화려해 "한번 해볼 만하다"고 봤다. 길레스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참모 출신의 로비스트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을 지낸 거물이다.

    길레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점만 활용하는 전략을 썼다. 시골 지역의 트럼프 지지층을 잡기 위해 반이민과 총기 등 주요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그대로 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중에도 트위터를 통해 "(총기 규제를 강화하자는 민주당의) 랠프 노섬은 버지니아주에 범죄가 들끓게 만들 것"이라며 길레스피를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 7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유혈 폭력사태로 흑인과 민주당원이 결집하면서 민주당 노섬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CNN은 "길레스피가 패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했다. 톰 페레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분열시키는 데 진절머리가 났다"며 "버지니아주 투표 결과는 미국적 신념에 대한 국민투표나 다름없었다"고 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전초전 성격인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민주당은 향후 후원금 모금과 정치 신인 모집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없는 트럼피즘(트럼프에 대한 대중의 열광)은 경합 지역에선 아무 효과가 없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했다. 마이크 머피 공화당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 때문에 민주당원들의 투표율이 올라갔다"며 "트럼프는 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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