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정상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7일 양국 정상이 회담을 갖는 시간에 별도로 차담(茶談)을 가졌다. 김 여사는 직접 말린 곶감으로 만든 간식을 대접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 방미(訪美), 7월 G20 정상회의 때에 이어 세 번째다.

김 여사는 양국 정상이 단독 정상회담을 가진 이날 오후 3시 40분쯤 청와대 본관 영부인 접견실에서 환영식을 갖고 멜라니아 여사를 맞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짙은 와인색 코트와 파란색 하이힐을 신었다. 코트는 스페인 디자이너 브랜드 '델포조'의 신제품으로 4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한국의 평화가 증진되고 양국의 신뢰관계가 더 돈독해질 것이라고 믿고 힘을 보태겠다"라고 했고, 멜라니아 여사는 "따뜻하게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7일 오후 청와대 산책로인 소정원 입구에 있는 불로문(不老門) 근처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정숙 여사, 멜라니아 여사와 차담으로 친분 다져]

환영식에 이어 두 사람은 청와대 산책로인 소정원을 통해 녹지원까지 함께 걸었다. 김 여사가 소정원 입구에 있는 불로문(不老門)에서 "창덕궁에 있는 불로문과 닮은 이 문을 지나가면 영원히 늙지 않는다"고 하자 멜라니아 여사는 "그렇다면 꼭 지나가야겠다"며 웃었다. 녹지원에서는 본관 환영식 때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던 한·미 어린이 환영단을 다시 만나 한국과 미국 국기의 색깔인 흰색, 빨강, 파랑이 들어간 목도리를 선물로 주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라는 이름의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평창 발왕산에서 자란 수국과 동서양 허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서로 다른 차가 섞여 더 좋은 맛과 향을 풍기는 차로 거듭난 것처럼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지키자는 뜻이 담겼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 여사는 호두곶감쌈에 초콜릿을 입힌 다과를 대접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청와대 감나무에 열린 감을 말려 곶감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에 앞서 멜라니아 여사는 서울 정동 주한 미국 대사관저를 찾아 대사관이 주최하는 '걸스 플레이 2' 캠페인에서 축사하는 것으로 방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여학생들의 학교 체육 활성화 캠페인이다. 그는 "전 세계가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대하고 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더 많은 소녀들이 스포츠에 참가하고 참가를 독려하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