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해 세계 1위… "가문의 영광이죠"

    입력 : 2017.11.08 03:05

    박성현, 39년만에 신인상·상금왕·올해의 선수·타수 全관왕 도전
    세계 1위 자격으로 오늘 中서 열리는 블루베이 LPGA 출전

    박성현(24·KEB 하나은행)이 8일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개막하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블루베이 LPGA에 세계 랭킹 1위 자격으로 출전한다. 이미 신인상을 확정한 박성현은 올 시즌 남은 2개 대회에서 선전할 경우 세계 1위와 함께 상금왕, 올해의 선수, 최저타수상 등 LPGA 주요 타이틀을 모두 차지하는 최초의 선수가 될 수 있다. LPGA 투어는 오는 16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개막하는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으로 막을 내린다.

    박성현은 7일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포인트 8.41점으로 유소연(8.38점)을 0.03점 차이로 앞서 1위에 올랐다. 지난주까지는 유소연이 8.65점으로 0.15점 앞선 1위였다. 이로써 박성현은 2006년 여자 골프에 랭킹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데뷔한 해에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 선수로는 신지애, 박인비, 유소연에 이어 4번째다. 박성현은 "말 그대로 가문의 영광"이라며 "골프의 전설들과 비교하기에 아직 부족한 게 많다. 한참 더 배워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LPGA는 홈페이지에 박성현을 조명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 중 하나로 'Shut up and Attack(닥치고 공격)'이란 별명으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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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현은 세계 랭킹 1위가 확정된 뒤 “가문의 영광”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랭킹 1위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벅찼는데 이렇게 빨리 될 줄 몰랐다”며 “부족한 부분이 워낙 많다.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나금융그룹

    현재 박성현은 상금 1위, 평균타수 2위, 올해의 선수 2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타수는 69.169타로 선두 렉시 톰프슨(69.147타)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의 선수도 148점으로 선두 유소연(162점)을 바짝 추격 중이다. LPGA 신인상·상금·평균타수·올해의 선수 전관왕은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의 도전이다 (당시엔 세계 랭캥 제도가 없었음). 박성현이 그의 별명 '남달라'처럼 남다른 세계 랭킹 1위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남녀 골프는 수시로 세계 1위가 바뀌면서 예전 타이거 우즈(미국)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같은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선수가 없다는 평을 듣는다. 박성현은 경기 스타일상 '여제(女帝)'라 불렸던 소렌스탐이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가깝다. 27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버 샷부터 190m를 날리는 3번 아이언 등 최정상급 롱게임 능력을 갖추고 있다. 거의 ㄱ자(字)에 가깝게 허리를 완전히 휘어 치는 스윙 자세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여기에 핀을 직접 공략하는 공격적인 스타일까지 흥행 요소를 고루 갖춘 선수다.

    역대 여자 골프 세계 1위에는 3가지 스타일이 있었다. 소렌스탐, 오초아, 청야니(대만)로 이어지는 근육질 스타일이다. 이들은 압도적인 파워로 티샷부터 상대를 압도했다. 신지애와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비거리는 짧지만 또박또박 냉정한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따냈다. 박인비는 이들과 비슷하면서도 신기(神技)에 가까운 퍼팅으로 세계를 정복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던 때 마지막 라운드에서 롱퍼팅을 연달아 성공시키던 모습이 대표적이다.

    고덕호 SBS 골프 해설위원은 "박성현은 최근 샷의 정확성이 약간 흔들리고 있지만 쇼트 게임과 퍼팅 능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했다. 세계 1위로 롱런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고 위원은 은퇴할 때까지 '헝그리 정신'을 잃지 않고 골프에만 집중했던 능력이 소렌스탐과 오초아의 최대 강점이었다고 덧붙였다.

    [인물정보]
    박성현, LPGA 신인 최초 '세계 랭킹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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