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하하"… 시원스러운 康외교 웃음이 미덥지 못한 이유

    입력 : 2017.11.07 03:02

    김진명 정치부 기자
    김진명 정치부 기자

    지난 5일 밤 SBS 방송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참 웃음이 많았다.

    "춤을 잘 춘다는 첩보가 있다"는 김씨의 말에 "소싯적에는 그랬다"고 답하며 "하하하" 웃었다. "(유엔 근무 10년간 남편과 떨어져 지내니) 좋으셨죠?"란 질문에 "서로 자유로웠죠"라고 답하면서 또 "하하하" 웃었다. 이 나라에 복잡한 외교 문제는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보니) 좀 이상하다 싶은 대목은 없었나"란 질문에 강 장관은 "그렇다고 제가 이 자리에서 이야기드릴 수 있겠나"라고 답했다. 김씨가 "있었군요?" 되물을 때도, "있었던 것으로…"라고 말할 때도, 강 장관은 "하하하" 웃었다.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이 남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강 장관은 7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할 때 영접을 해야 할 외교장관이다. 이런 대화가 우리 외교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없었다.

    강 장관은 그동안 본인이 억울하게 당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강 장관은 "왜 자꾸 (코리아패싱) 이런 얘기들을 하는지"라며 "EU 고위 대표도 만나고 브뤼셀 외교장관도 만났는데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나선 미국 대통령이 4개국에서 2박 3일씩을 보내고, 한국에서 25시간만 머무는 것은 괜찮은 모양이었다. 강 장관은 또 "여성이라서 자꾸 안보 의식이 없다, 대북관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꼭 '여성이라서'일까. "전쟁은 안 된다"면서 '생존 배낭'이 뭔지는 모르고, "전술핵 재배치는 검토한 적 없다"면서 '전술핵'이 뭔지는 모른다면, 안보 의식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 프로그램은 주말 이틀 동안 방영됐다. 강 장관이 출연하기 전날 밤 방송에서 진행자는 "트럼프는 '관종(타인의 관심을 끌려고 안달 난 사람)'이라고 본다"고 했다. 강 장관의 발언 내용은 차치하고, 외교장관이 왜 이런 시점에 하필이면 이런 방송에 출연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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