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이 업고 영화 찍은 女감독

    입력 : 2017.11.03 03:01

    갓난아이 업고 영화 찍은 女감독

    박남옥

    박남옥 지음|마음산책ㅣ276쪽|1만4000원


    지난 4월 타계한 박남옥(1923~2017) 감독은 책의 부제처럼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으로 불린다. 그는 이화여전 가정과를 중퇴하고 '대구일일신문' 기자로 일하며 영화평을 썼던 신여성이었다. 광복 후 서울로 올라와 조선영화사 광희동 촬영소에 들어가 편집을 배웠다. 그는 6·25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1954년 6월 딸을 낳고 사흘 만에 영화 구경을 나왔던 '영화광'이기도 했다. 출산 보름 만에 그는 극작가였던 남편이 쓴 시나리오를 들고 영화 제작에 도전했다. 갓난아이를 들쳐 업고 한 손에 기저귀 가방을 든 채, 배우와 스태프들의 밥값을 아끼기 위해 아침마다 장을 봐서 점심을 차리고 촬영에 들어갔다. 그렇게 완성한 16㎜ 흑백 영화 '미망인'은 박 감독의 데뷔작이 됐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작성한 자필 원고를 딸이 컴퓨터로 옮겨서 빛을 본 책이다. 한국 영화계 여성 선각자의 고군분투기(孤軍奮鬪記)에 절로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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