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을 배우다, 알래스카에서

    입력 : 2017.11.03 03:01

    [하이퍼이미지] 영원의 시간을 여행하다

    [하이퍼이미지] 영원의 시간을 여행하다
    사진가 호시노 미치오
    북극여우 새끼가 눈밭을 걷는다. 겨울, 북극여우는 새하얀 털로 눈과 얼음의 세계에 동화되지만 여름이면 툰드라의 돌밭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회색이나 갈색으로 변한다. 굶주린 여우는 북극곰을 따라다닌다. 바다표범의 지방만 먹는 북극곰이 사냥 후 남긴 살코기를 노리는 것이다.

    사진가 호시노 미치오는 대학 1학년 때 도쿄의 서양 원서 전문 헌책방에서 알래스카 사진집 한 권을 만난다. 어느 에스키모 마을을 공중에서 찍은 사진이 눈길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황량한 북극해에서도 어떻게 인간이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마을 촌장에게 무작정 편지를 쓴다. 반 년 후 답장이 왔고, 이듬해 그 마을에서 에스키모 가족과 석 달을 지낸다. "이 여행은 나에게 한 가지를 가르쳐 주었다. (…) 어떤 민족이든 얼마나 다른 환경에서 살든 인간은 한 가지 점에서는 전혀 다르지 않다. 그것은 누구나 단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을 산다는 것이다."

    호시노는 이후 20여 년간 알래스카의 대자연, 야생동물, 사람을 사진에 담는다. 1996년 러시아 캄차카 반도 쿠릴호에 취재 갔다가 취침 중 불곰의 습격으로 숨진다. 43세였다. '영원의 시간을 여행하다'(청어람미디어 刊·호시노 미치오 지음) 98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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