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인 非노조원 조직화 추진… 노동계 판도 바뀌나

    입력 : 2017.11.01 02:49 | 수정 : 2017.11.01 03:05

    정부 "비정규직 노조 만들어야"… 노사정위에 대표 참여 검토
    모든 근로자가 의무가입 하는 '노동회의소' 도입도 관심 커져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체 노동자의 90%에 달하는 미조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사회적 대화에 참여시킬 것인지 그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했다. 같은 날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비정규직 노조 조직률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대기업·정규직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차적 목표는 비정규직 조직화

    고용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노조 가입률은 10.2%(193만9000명)에 불과하다. 노조 조직이 가능한 노동자(1902만7000명) 대다수는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문 대통령과 문성현 위원장의 미조직 노동자 보호 발언에 대해 노동계는 "취약 노동계층으로 꼽혀온 비정규직 등에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기업·정규직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으로는 비정규직 보호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 등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직화를 돕는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거대 노조의 양보를 이끌어내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간다는 복안도 담긴 것으로 노동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문성현 위원장은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노사정위에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가 참여하는 방안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달 24일 노동계와 간담회에도 양대노총에 속하지 않은 청년유니온 등을 만찬에 초청했다.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1차적으로는 정부가 비정규직 등의 조직화를 통해 스스로 권리를 찾게 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 같다"며 "다만 비정규직은 정규직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비정규직 조직은 힘을 갖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 일각에선 현행 노사협의회를 보완해 미조직 노동자들을 보호하자는 주장도 있다. 노동자 30인 이상 사업장에 두도록 의무화한 노사협의회는 노조가 조직되지 않은 회사에서 노동자 대표 제도로 기능을 하고 있다. 정부의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도 2018년부터 근로자 대표제의 기능을 강화해 중소·영세 미조직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노동회의소' 도입 가능성도

    이와 함께 미조직 노동자 대변 기구로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 중 하나는 '노동회의소' 도입이다. 노동회의소는 사용자 대변 기구인 대한상공회의소에 상응하는 개념이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일부 주정부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물론, 형식상 개인 사업자이지만 임금 근로자 성격을 지닌 '특수형태 고용근로(특고) 종사자'와 실업자(실업급여 수급자)도 포함하는 모든 노동자가 의무 가입하는 형태다. 노동회의소가 지역·업종·근로형태별로 관련 노동법 제·개정 과정에 입장을 표명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정부 정책에 다양한 노동자의 이익이 반영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8월 국회 인사청문회 때 노동회의소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서는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노동회의소 모델이 거론되고 있다. 고용보험 대상 노동자와 특수고용직, 실업급여 수급자, 직업훈련생 등이 회원으로 의무 가입하도록 하고, 중앙과 지역별로 노동회의소를 설치하는 방안이다.

    실제로 노동회의소가 도입될 경우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양대 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 중심의 노동운동 판도에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지난 3월 노동회의소가 대선 공약으로 떠올랐을 때 민주노총은 "노동회의소는 관변단체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도입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사협의회든 노동회의소든 핵심은 노동자 이해 대변의 방식을 확장하자는 취지"라며 "사회적 대화를 지역별 업종별로 확장하고, 중앙 차원의 사회적 대화기구도 노사정위뿐 아니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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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사정위원장 "비정규직이 노조 권력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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