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만부 팔린 '밀레니엄 왕국' 이어가는 前職 사건 기자

    입력 : 2017.11.01 03:02 | 수정 : 2017.11.02 10:39

    [라르손 이어 '밀레니엄' 속편 쓴 라게르크란츠 인터뷰]
    '거미줄에 걸린 소녀' 한국판 출간 "수수께끼 깔린 지적 스릴러 선호"

    '밀레니엄' 시리즈는 2005년 스웨덴에서 출간된 뒤 전 세계 52개국에서 번역돼 지금껏 9000만 부가 팔린 범죄 소설이다. 스웨덴의 탐사 보도 전문 언론인 스티그 라르손(Stieg Larsson·1954~2004) 사후에 나온 책이다. 라르손은 심장마비로 급사하기 전에 '밀레니엄' 시리즈 원고를 3권까지 써놨다. 천재적인 여성 해커와 남성 저널리스트가 짝을 이뤄 유럽 사회의 구조적 병폐에 뿌리를 둔 엽기적 사건의 비밀을 풀고 범죄를 응징하기에 '사회비판 스릴러'로 불린다.

    '밀레니엄' 판권을 소유한 스웨덴 출판사는 2013년 다비드 라게르크란츠(David Lagercrantz·55)를 속편을 집필할 작가로 선정했다. 영국 출판계에서 '007 시리즈'나 '피터 팬'의 후속작을 낸 사례를 참고한 것. 라게르크란츠 역시 범죄 사건 전문기자 출신의 작가다. 스웨덴 축구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자서전을 대필한 '나는 즐라탄이다'를 내 베스트셀러 저자가 됐고, 컴퓨터 공학의 기원을 다룬 소설 '앨런 튜링 최후의 방정식'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라게르크란츠는 2015년 '밀레니엄' 시리즈의 4권 '거미줄에 걸린 소녀'를 발표했고, 47개국에서 600만 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 소설은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해커조직이 연루된 사건을 추적했다. '거미줄에 걸린 소녀' 한국어판이 최근 나온 것을 계기로 라게르크란츠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다비드 라케르크란츠는 이메일 인터뷰 말미에 “남한과 북한이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사회로 통합되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했다.
    다비드 라케르크란츠는 이메일 인터뷰 말미에 “남한과 북한이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사회로 통합되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했다. /ⓒCato Lein
    ―밀레니엄 3부작 속편을 쓰게 된 계기는?

    "나는 '밀레니엄' 시리즈가 펼쳐 보인 '밀레니엄 유니버스'를 사랑했다. 무엇보다도 리스베트 살란데르(밀레니엄 시리즈의 주인공인 천재 여성 해커)는 범죄 소설에서 전혀 본 적 없는 새로운 히로인이었다. 시리즈를 이어나가는 건 거부할 수 없는 도전이었다."

    ―글 쓰는 방식에 있어서 스티그 라르손과 비슷한 점, 그리고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공통점이 많은지 잘 모르겠다. 스티그 라르손과 밀레니엄 유니버스처럼 독특한 생각 또는 세계와 하나가 되려고 최선을 다했다."

    라게르크란츠는 다른 인터뷰에서 "폭력이 지나친 범죄소설에 질린 나머지 수수께끼가 깔린 지적(知的) 스릴러를 좋아한다"며 "라르손의 원작에도 충실해야 했지만, 나 자신에게도 정직해야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두 주인공 리스베트 살란데르와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를 어떤 인물로 정의하는가? 당신만의 해석이 있을 것 같다.

    "그렇다. 무엇보다 리스베트는, 구세주가 와서 구해주기를 기다리는 고전적인 여성 주인공과는 정반대에 있다. 그녀는 자신만의 룰을 가지고 그녀의 세계를 움직인다. 내가 보기에, 리스베트는 현대 사회의 신화적 인물이다."

    ―'거미줄에 걸린 소녀'에는 기이한 컴퓨터공학자와 그의 아들인 천재 자폐아가 등장한다. 당신은 컴퓨터 공학의 시조(始祖)였지만 동성애자였기 때문에 탄압을 받은 앨런 튜링에 관한 소설도 쓴 적이 있다. 비정상으로 오해받는 천재에 대해 쓰기를 좋아하는가.

    "자신의 방식을 사회에 관철시키기 위해 싸워야만 했던 인물들에게 언제나 매력을 느낀다. 이상한 천재성이 좀 더 흥미로운 편이다."

    ―하루 일상은 어떤가.

    "이른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기 전까지 몇 시간 정도 글을 쓴다. 집으로 돌아와 커피를 마시고 점심 전까지 글을 계속 쓴다. 오후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데려와 다른 활동을 하며 보낸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밤을 보낸다."

    ―다음 작업은?

    "세 번째 '밀레니엄', 즉 6권을 쓰기 시작했다(라게르크란츠는 지난 9월 스웨덴에서 '밀레니엄' 5권을 냈고, 지금껏 34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2019년 가을 출간 예정이다."

    ―무인도에 세 권의 책을 가져간다면.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 안토니오 타부키의 '페레이라가 주장하다'를 가져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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