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 기록 세계유산 된 날, 소설까지 나오다니 기분이 묘해"

    입력 : 2017.11.01 03:02

    유네스코유산 등재 주역 강남주씨, 조선통신사 다룬 장편소설 내

    조선통신사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확정된 날, 조선통신사 사행(使行)길에 올랐던 18세기 화가 변박(卞璞)을 다룬 소설이 출간됐다. 작가는 다름 아닌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한일 공동 등재 한국추진위원회 학술위원장 강남주(78·사진)씨. 첫 장편소설 '유마도'(柳馬圖·버드나무 아래 흰 말의 그림)를 낸 강씨는 "31일 새벽 2시에 유네스코 측의 통보 전화를 받았는데 동시에 책까지 내게 돼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소설은 부산 동래의 무청(武廳)에서 일하다 독학으로 화가가 된 변박이 그의 재능을 알아본 통신 정사 조엄에게 발탁돼 1763년 조선통신사 사행선의 선장(船將)이 돼 일본으로 향하는 300일간의 파란만장을 담고 있다. 부경대 총장을 지낸 강씨는 2001년 '통신사행렬 재현위원회' 위원장을 시작으로 통신사에 본격 발을 담갔다. 행사는 지금도 매년 5월 열리고 있다. "조선통신사가 단지 연례행사로 끝낼 상징은 아닌 것 같았다"면서 "'해사일기'나 '조선통신사 사행록' 등 서적을 뒤적이다 변박이라는 극적인 인물을 알게 됐고 큰 흥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2013년 계간 '문예연구'로 소설가가 된 강씨는 4년간의 자료 조사와 집필 끝에 소설을 탈고했다.

    부산의 통신사 행렬 재현 행사. 첫 소설을 펴낸 강남주씨는 “변방의 부산 화가 변박처럼 변방의 무명작가가 부산서 쓴 책이 빛을 보게 돼 뿌듯하다”고 했다.
    부산의 통신사 행렬 재현 행사. 첫 소설을 펴낸 강남주씨는 “변방의 부산 화가 변박처럼 변방의 무명작가가 부산서 쓴 책이 빛을 보게 돼 뿌듯하다”고 했다. /김종호 기자

    생몰년 미상의 변박은 일본에 머물 당시 그린 '묵매도'(墨梅圖·1764) '송하호도'(松下虎圖·1764)와 부산 초량왜관을 그린 '왜관도'(倭館圖·1783) 등을 남겼고, 이 세 작품 모두 이번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변박의 그림 중 '유하마도'(柳下馬圖)로 알려진 '유마도'(1779)가 일본 시코쿠의 절 호넨지(法然寺)에 보관돼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직접 가서 실물까지 봤다. 조선에서 그린 그림이 어쩌다 거기 남겨졌을까? 그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픽션을 섞어 액자식 소설로 썼다."

    강씨는 "변박과 조선통신사라는 역사를 통해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엄중한 교훈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진왜란 이후 두 나라는 불구대천의 관계가 됐으나 통신사를 통해 전쟁을 방지하고 동아시아 세력의 균형추 역할을 했다. 세계정세가 심상찮은 이때 돌아봐야 할 이유다."

     

    [인물정보]
    강남주 전 부경대 총장은 어떤 인물?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