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조작 질타에… 국감 나온 이해진 "사과"

    입력 : 2017.10.31 02:12

    [과방委 '네이버 청문회' 방불]

    "한성숙 대표가 대책 고민중… 뉴스 생산안해 언론기관 아니다"
    李창업자, 野 공세에 책임 피해가

    野 "언론에 갑질, 국민 기만"
    與 일부선 "죄인도 아닌데"

    30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종합감사는 '네이버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이날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의 "네이버가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청탁받고 관련 기사를 빼준 뉴스 조작을 아느냐"는 질의에 "해외에 머무르면서 이 사실을 접했고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답변했다.

    증인 선서하는‘은둔의 경영자’ -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앞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이 창업자는 이날 국감에서 네이버가 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부정적 기사를 내려준데 대한 질의를 받고“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 창업자 뒷줄 왼쪽은 강신웅 티브로드 대표, 오른쪽은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성형주 기자
    종합감사에는 이 창업자 이외에도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주요 인사들이 증인으로 참석했지만, 의원들의 질의는 대부분 "네이버가 독점 폐해를 일으키고 뉴스 조작을 일삼고 있다"며 네이버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해진 창업자는 사실관계가 명백하게 드러난 축구연맹 관련 뉴스 조작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면서도 "(후속 대책은)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관련 임원이 깊이 있게 마련하고 있다"며 피해 갔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네이버가 언론 기능을 하면서도 언론으로서의 규제는 하나도 안 받는다"고 공세를 편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의원은 "이해진 창업자가 죄인으로 이 자리에 나온 것도 아닌데 과도한 표현은 삼가달라"며 이 창업자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옥상옥 언론이 네이버" 질타에 이해진은 "네이버는 언론 아니다"

    1999년 네이버가 설립된 이래 이 창업자가 국회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국감 때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도 처음에는 유럽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었다. 국회 과방위가 '합당한 사유가 아닌 불출석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분위기로 흐르자, 이 창업자는 지난 27일 귀국해 이번 종합국감에 참석했다. 이날 쏟아지는 비판 질의에 이 창업자는 줄곧 "제가 엔지니어 출신이라서 사회적 식견이 부족하다" "한성숙 대표가 해당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며 답변을 회피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반론을 펴기도 했다.

    PC·모바일 통합 검색 점유율
    민경욱 의원(자유한국당)은 "우리나라에 왜 삼성방송국, 현대신문사, SK라디오가 없는 줄 아느냐"며 "재벌이 돈만 가져야지, 금융이나 언론까지 가져선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네이버가 모든 언론을 아우르는 왕국을 일궜지만 네이버만 예외인 상황"이라고 했다. 이 창업자는 "대기업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공정위에 따르면 대기업"이라면서 "네이버는 뉴스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인 언론 기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김정재 의원(자유한국당)은 "네이버가 정치 편향적이고 공정하지 않다"면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800만달러 자금지원과 관련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65%가 반대였는데, 네이버 기사의 베스트 댓글 50개 중 49개가 전(前) 정부 비판이거나 찬성이었다. 비판은 1개뿐이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네이버가 공익적 책임을 지고,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제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이 창업자는 "구글이 세계 검색 시장 점유율 90%를 장악하는 상황에서 네이버는 국내에서 70%를 지켜내고 있다. 이걸 어떻게 과점이라고 볼 수 있냐"며 "(독점 문제는)국내가 아닌 전 세계의 관점에서 봐달라"고 반박했다.

    신용현 의원(국민의당)은 한 장의 프레젠테이션을 띄웠다. 여기에는 '문·안 여성 지지율차 13%'라는 기사가 네이버에서 '안철수 지지율 하락세로 돌아서'라는 제목으로 바뀌어 있었다. 신 의원은 "지난 대선 때 한 언론에서 쓴 여론조사 기사인데 네이버가 제목을 수정한 것"이라며 따지자, 이 창업자가 "부족한 점이 많다"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이 "네이버의 기사 댓글 순서를 보면 어떤 기준인지 투명하지 않아 사실 왜곡의 장이 된다"며 "댓글 '알고리즘(algorithm·컴퓨터가 작동하는 논리 공식)'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 창업자는 "상당부분 공감한다. 고쳐보겠다"고 답했다.

    여야 간 미묘한 온도차

    이날 국감장에서는 강효상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네이버가 언론에 갑질하면서 국민을 기만하고 사기극을 펼친다"며 "과방위가 이해진 창업자에 대해 검찰 조사를 요청하고 네이버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질의시간에 황창규 KT 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등 다른 증인에게 질문하며 아예 이 창업자에게는 질문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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