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원장 "비정규직이 노조 권력 잡아야"

    입력 : 2017.10.31 03:03

    [문성현 위원장 "대기업 노사가 富 독점… 투쟁 필요하다"]

    文대통령 "노동자 90%가 非노조… 사회적 대화 참여시킬 방안 강구"
    "양대노총 압박 메시지" 분석도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문재인 대통령과 문성현〈사진〉 노사정위원장이 30일 노사정(勞使政) 대화를 강조하면서 대기업·정규직 노조로 구성된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기존 노동 세력을 압박하는 발언을 동시에 쏟아냈다. 노사정 대화에 미온적인 민주노총을 압박하면서 전체 노동자의 90%가 넘는 비(非)정규·무(無)노조 노동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포용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90% 무노조 노동자 참여시켜야"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소득 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 정책을 자신감 있게 추진해 왜곡된 성장 구조를 바꾸고 질적인 성장을 이뤄나가야 한다"면서 "이러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는 노사정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양극화가 심화되고 내수가 위축돼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먼저 피해를 보게 되고, 기업이 어려워지거나 해외로 나가면 노동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정부에서도 전체 노동자의 90%에 달하는 비조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사회적 대화에 참여시킬 것인지 그 방안을 강구해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 발언은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와의 만찬 행사 당시 민주노총이 "노동자는 정부의 홍보 사진에 동원되는 배경 소품이 아니다"는 등 이유로 불참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동계 일각에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직원을 모두 합쳐 노조 조직률이 10% 남짓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직접 비조직 노동자들과 소통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동시장 개혁 등을 위한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민주노총 패싱'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비정규직들이 투쟁해야"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대기업·정규직 노조를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위원장을 지낸 문 위원장은 이날 서울대 비정규직 노동자 대상 강연에서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은 대기업 정규직이 주도하는 노동자 운동"이라며 "그들이 우리(비정규직) 문제를 풀어주지 않으므로 조합원 숫자가 우리가 더 많아져 노조 권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노조 조직률을 높여 양대 노총이 좌우해온 노동운동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여러분(비정규직)도 대부분 정규직이 될 것이고 최저임금이 올라가는 데 들어가는 돈을 확보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대기업 노사가 독점하는 부(富)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나눌 것이냐가 핵심"이라고도 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위해 대기업 노사의 양보를 끌어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문 위원장은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노동자들이 투쟁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같은 잇따른 발언에 대해선 상반된 해석이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대기업·정규직 노조 중심의 노총이 여성·청년 비정규직 등 이른바 노동시장의 아웃사이더를 대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전체 노동자의 10% 정도인 양대 노총의 '대표성 문제'를 (문 대통령 등이)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민주노총을 배제한 사회적 대화는 효과가 떨어져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양대 노총뿐 아니라 나머지 90% 노동자들도 노사정 대화의 틀로 함께 가겠다는 포용적 메시지"라고 했다. 노사정위원회는 이날 "31일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 노사정 대표자 회의 개최를 위한 준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인물정보]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어떤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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