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代 건너뛰고 11세 손녀에 증여… 엄마는 2억 세금 빌려줘

입력 2017.10.30 03:18 | 수정 2017.10.30 07:11

[홍종학 중소벤처부 장관 후보, 그 가족의 기막힌 '증여 절세법']

전문가 "代 건너뛰며 증여하면서 1억 가까이 세금 줄어들었다"
洪 아내와 딸, 4차례 차용증 작성… 딸, 상가 月임대료만 400만원
엄마에게 빌린 돈 이자로 갚아… 서민들에겐 꿈같은 가족간 거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재산이 2012년 21억여원에서 올해 55억7000여만원으로 5년 만에 34억원 늘어난 것은 장모 김모(85)씨로부터 아파트·상가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홍 후보자 딸(13)은 8억원 상당의 상가 지분을 증여받았고, 증여세 2억2000여만원을 내기 위해 어머니와 4차례에 걸쳐 차용(借用) 계약을 맺었다. 또 중학생인 딸은 그 부동산에서 받는 임대료로 어머니에게 이자를 갚고 있다. 서민들로선 생각하기 힘든 가족 간 거래다.

홍 후보자 가족은 2012년 이후 총 3차례에 걸쳐 장모로부터 증여를 받았다. 2013년 4월 장모 소유의 서울 압구정동 한양아파트(8억4000만원)를 홍 후보자와 아내가 절반씩 증여받았다. 2015년 11월에는 홍 후보자의 아내와 딸이 장모가 소유한 34억원대 서울 충무로 4층 상가의 절반 지분(17억3000만원)을 다시 쪼개 나눠 받았다. 2016년엔 홍 후보자 아내가 장모 소유의 18억원짜리 경기도 평택 상가 지분의 절반(9억2000만원)을 다시 증여받았다.

지난 4년간 홍 후보자가 4억2000만원, 아내가 22억500만원, 딸이 8억6500만원 등 총 34억9000만원을 증여받은 셈이다. 이에 홍 후보자 가족은 총 9억9000만원의 증여세를 냈다. 홍 후보자 측은 "세금을 모두 납부한 적법한 증여"라고 했지만, 세무사들은 "장모가 홍 후보자 아내에게만 모두 증여했을 경우보다 2억원 안팎의 증여세를 줄였다"고 말한다.

야당이 주목하는 부분은 홍 후보자 딸이 증여받은 서울 충무로 상가 지분이다. 2015년 11월 당시 초등학교 5학년 홍 후보자의 딸은 외할머니로부터 상가 지분 4분의 1(당시 공시가격 8억6500만원)을 증여받았다. 홍 후보자 아내에게 갈 지분의 절반이 딸에게 가면서 적용되는 증여세율도 40%에서 30%로 낮아졌다. '지분 쪼개기'를 통해 과세표준 구간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 거래로만 1억원 가까운 증여세가 줄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상가 증여를 통해 홍 후보자 딸이 내야 할 증여세는 2억2000만원이다. 2015년 홍 후보자의 재산 신고에 따르면 당시 홍 후보자 딸 재산은 예금 1100만원이 전부였다. 홍 후보자 측은 "딸은 증여세를 낼 돈을 어머니(홍 후보자 아내)에게 빌렸다"고 했다. 어머니와 미성년자 딸이 2억대 금전 대차 계약을 맺었다는 얘기다. 딸은 2016년 2월 24일 연이율 8.5%로 1억1000만원을 어머니로부터 빌리며 차용증의 일종인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했고, 5일 후인 2월 29일 증여세 가운데 절반인 1억1000여만원을 납부했다. 당초 4월 말까지였던 이 계약은 이율을 4.6%로 낮춰 연말까지 연장됐다. 그해 5월 1일 연말까지 추가로 1억1000만원을 연이율 4.6%에 빌리는 계약을 맺었고, 딸은 다음 날인 5월 2일 세무서에 남은 증여세 1억1000여만원을 냈다.

기존 차용 계약이 2016년 말로 만기되자 모녀는 다시 차용 계약서를 작성해 딸이 2017년 1월부터 올해 말까지 2억2000만원을 어머니에게 연이율 4.6%로 빌리기로 했다. 차용 계약에 따르면 홍 후보자 딸은 처음 돈을 빌린 2016년 2월부터 올해 말까지 총 1800여만원의 이자를 어머니에게 줘야 한다. 홍 후보자 측은 "딸이 충무로 상가 임대료로 이자를 냈다"고 했다. 해당 상가는 월 임대료가 총 1650만원이고, 홍 후보자 딸은 이 중 4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R>야당은 홍 후보자 청문회(11월 10일)에서 이런 증여 과정을 문제 삼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은 "딸과 엄마 사이의 2억2000만원 채무관계는 불법 증여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고 했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도 "딸은 과연 누구 돈으로 증여세를 냈느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인물정보]
세대 건너뛴 증여 막자더니 수법 그대로 쓴 홍종학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