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마 뛰다 결혼식장으로 직행… 흐르는 땀마저 달콤했다

    입력 : 2017.10.30 03:04

    [71회 춘천마라톤] 우리들의 특별했던 춘천마라톤

    - 사랑도 마라톤처럼…
    춘마로 인연 서무영·박지우씨… 9시에 마라톤, 12시에 웨딩마치
    턱시도·드레스 입고 손잡고 뛰어

    주짓수 가르치는 노우주씨, 아이들과 함께 10㎞ 완주 기쁨
    김수열씨는 줄넘기 하면서 뛰어

    29일 오전 9시 춘천마라톤 출발 지점에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커플 한 쌍이 섰다. 이날 낮 12시 춘천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서무영(30)씨와 박지우(29)씨였다. 두 사람은 결혼식 '시간 관계상' 5㎞ 지점에서 발길을 돌려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그러곤 출발선에서 기다리던 친구에게 부케를 던지며 환하게 웃었다. 서씨 커플을 본 참가자들은 "축하해요" "행복하세요"라며 환호했다.

    서무영씨는 "우리 인연은 춘천마라톤이 맺어줬기 때문에 이곳에서 특별한 결혼식을 하고 싶었다"며 "여기 계신 분들 모두가 우리의 하객"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2013년 처음 춘천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했는데, 이후 헬스장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 '마라톤 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면서 친해졌다고 한다. 두 사람은 2015년 춘천마라톤에 함께 참가해 '춘마 커플'이 됐다. 10㎞ 부문도 있는데 굳이 시간 내 완주가 불가능한 풀코스를 택한 이유에 박씨는 "결혼 생활도 풀코스 마라톤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함께 달려나갈 '인생 마라톤'을 시작한다는 의미를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로맨틱한 마라톤 처음이야 - 이들에게 춘천마라톤 현장은 결혼식장이었고, 춘천마라톤 참가자들은 하객이었다. 29일 춘천마라톤이 끝난 뒤 결혼식을 올린 서무영씨와 박지우씨가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10㎞ 코스를 뛰는 모습. 춘천마라톤 참가자들은 이들을 향해 축하의 환호를 보냈다.
    이런 로맨틱한 마라톤 처음이야 - 이들에게 춘천마라톤 현장은 결혼식장이었고, 춘천마라톤 참가자들은 하객이었다. 29일 춘천마라톤이 끝난 뒤 결혼식을 올린 서무영씨와 박지우씨가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10㎞ 코스를 뛰는 모습. 춘천마라톤 참가자들은 이들을 향해 축하의 환호를 보냈다. /김지호 기자
    2000년부터 매년 춘천마라톤에 참가한 윤영규(78)씨는 이번에 320번째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올해 기록은 5시간 29분 20초. 윤씨는 "50대 때 위장이 좋지 않아 의사가 조깅을 권했는데, 18년째 마라톤 풀코스를 뛰고 있다"며 "매일 15㎞를 뛰다 보니 여든이 코앞인데도 건강하다. 앞으로 3~4년은 더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우주(43) '춘천 존프랭클 주짓수' 체육관 관장은 지팡이를 짚은 채 어린이들을 포함한 회원 9명과 함께 10㎞ 구간을 달렸다. 2002년 특전사 복무 중 낙하 시범을 보이다 사고로 크게 다친 노 관장은 2006년부터 무술 체육관을 운영 중이다. 그는 작년 춘천마라톤 10㎞ 코스에서 4시간 만에 걸어서 완주했는데, 올해는 완주의 기쁨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2시간 30분 만에 땀을 뻘뻘 흘리며 결승선을 통과한 노 관장은 "모든 일에 있어서 포기하면 안 된다는 걸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①스파이더맨도 뛰었다 - 근육이 불끈불끈한 모습의 스파이더맨 차림으로 달리고 있는 참가자의 모습. ②맨발의 투혼 - 한 참가자가 ‘맨발의 청춘’이 무엇인지 말하는 듯 운동화를 신지 않고 뛰었다. ③한복 입고 한걸음 더 - 춘천마라톤에서 알록달록한 한복 차림으로 역주하는 참가자의 모습. ④함께 뛰어 아름다운 - 한 참가자가 파트너와 함께 휠체어에 탄 채 코스를 달리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①스파이더맨도 뛰었다 - 근육이 불끈불끈한 모습의 스파이더맨 차림으로 달리고 있는 참가자의 모습. ②맨발의 투혼 - 한 참가자가 ‘맨발의 청춘’이 무엇인지 말하는 듯 운동화를 신지 않고 뛰었다. ③한복 입고 한걸음 더 - 춘천마라톤에서 알록달록한 한복 차림으로 역주하는 참가자의 모습. ④함께 뛰어 아름다운 - 한 참가자가 파트너와 함께 휠체어에 탄 채 코스를 달리는 모습. /오종찬 기자·성형주 기자·고운호 기자

    '한국 여자 마라톤 전설' 권은주(40) 아식스 러닝클럽 감독은 한국 기록 수립 20주년을 기념해 서포터스 20명과 함께 달렸다.

    권 감독이 1997년 10월 26일 열린 춘천마라톤에서 세운 한국 기록(2시간 26분 12초)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그는 이번에 3시간 42분 15초로 풀코스를 완주했다. 함께 뛴 20명도 전원 완주했다. 권 감독은 "레이스 중간중간 20년 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뭉클했다"며 "20년 전엔 가을 절경을 제대로 못 봤는데 오늘은 나뭇잎 하나하나를 감상하며 달렸다"고 말했다.

    김수열(52) 대한줄넘기협회장은 이날 춘천마라톤 10㎞ 코스를 완주하면서 줄넘기 1만회를 넘었다. 김씨는 줄넘기 운동 효과를 알리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전국 100곳에서 각각 1만번씩 총 '100만번 줄넘기'에 도전 중이다. 이번이 아흔다섯 번째라고 한다. 100만번 점프 목표를 달성하면 1000만원을 지역사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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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국제마라톤, 5만명이 쓴 '가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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