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 노는 집, 돈 되는 집

  • 김경래(OK시골 대표)

    입력 : 2017.10.30 03:02

    주변에 전원주택으로 옮겨 살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는 전원주택을 짓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도시 정리하기'나 '도시 버리기'가 꼽혔다. 최근에는 도시를 버리지 않고 남겨놓고 가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시골살이를 하더라도 도시를 오가며 살겠다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주거구도를 '멀티해비테이션(Multi-habitation)'이라 부르는데 도시와 농촌의 복수 주거공간 구도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15년에 도시에서 시골로 이주한 33만359가구를 조사한 결과 1~2인 가구가 87%였고 나홀로 이주한 사람도 67%나 됐다. 시골로 오는 사람들 대부분 혼자이거나 많아야 둘이란 얘기다. 가족 모두가 시골로 이사해 사는 경우도 있지만, 가족 중 한 사람만 시골로 옮겨 살고 다른 가족들은 도시에 사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아내는 도시에 남고 남편만 전원주택을 짓고 시골에 와 있으면서 양쪽을 오가며 사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도시를 버리고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남겨놓고 시작하는 전원생활이 유행하면서 많이 듣는 말이 주말주택, 주말별장, 세컨드하우스다. 도시를 버리지 않고 시작하다보니 당연히 큰 집이 필요없다. 작은 전원주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극소화한 컴팩트하우스, 마이크로하우스, 이동식주택 등이 인기를 끈다. 대부분 놀고 쉬기 위해서 이런 집을 찾는다. 그 동안 내처 살았던 도시 아파트는 열심히 산 것에 대한 보상이고 결과다. 편하게 살 목적보다 더 잘 살기 위해 아파트가 필요했다. 그곳에서 열심히 노력해 츨세도 했고, 그것을 이용해 돈도 벌고 재산을 늘렸다. 그 사람들은 쉬고 싶다. 은퇴를 하거나 은퇴를 준비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들의 후배들도 도시 아파트에서 열심히 산다. 선배들처럼 절박하게 아파트를 마련하고 한 채 더 챙기려 한다. 그것으로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적지만 더 좋은 아파트 찾기는 마찬가지다. 선배들이 그랬듯 열심히 바삐 산다.

    김경래(OK시골 대표)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도시를 떠나 경치 좋은 곳에서,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놀고 싶다. 도시의 아파트에서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 또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은 편안히 놀 수 있는 곳을 생각하다 전원주택을 찾는다. 전원주택은 열심히 사는 집이 아니라 '노는 집'이고 '쉬는 집'이다. '아파트에서는 열심히 살고 전원주택에서는 열심히 놀자'는 생각으로 전원주택 만들기에 도전한다. 다른 변수들은 모두 빼고 잘 놀 수 있는 집, 편히 쉴 수 있는 집만 생각하고 전원주택을 마련한다. 전원주택 공급자들도 이런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한다. 호화로운 큰 집보다 작지만 편안하게 쉬고 놀 수 있는 집을 지어서 팔아야 한다.

    물론 도시 근교 등에는 마당이 있는 집을 찾아 옮겨와 사는 사람들도 많다. 생활형 전원주택이다. 이런 집들은 규모가 있다. 가족들이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익형 전원주택일 경우에도 규모를 키운다. 펜션처럼 자신이 살면서 집 일부를 빌려주는 임대 형태의 전원주택의 경우라면 일정 규모가 돼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전원생활을 하며 수익도 원한다면 임대형 전원주택도 생각해볼만 하다. 이때는 임대수요가 있는 입지 선정과 적절한 투자비가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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