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에 거의 실물 크기만 한 시진핑 주석 초상 사진을 실어, 시 주석의 집권 2기 개막을 알렸다. 그 아래로 전날 기자회견장에서 시 주석을 중심으로 도열한 상무위원 7명의 사진이 실렸다.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다른 상무위원 6명의 얼굴 사진은 시 주석과 함께 실리지 못하고 뒷면으로 밀렸다. 덩샤오핑이 집단지도체제의 전통을 세운 이후, 새로 출범하는 최고 지도부의 얼굴 사진이 1면에 함께 실리지 못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 인민일보의 1면 편집은 시 주석이 절대권력자가 된 권력 지형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교체된 역대 당 대회 때 인민일보 지면과 비교해보면 집단지도체제가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는 게 드러난다. 문화대혁명 시기인 1969년 4월의 9차 당 대회 당시 인민일보는 1면 전체를 마오의 사진으로 도배했다. 마오 사후 복권돼 권좌에 오른 덩샤오핑은 이런 특별대우를 거절했다. 그의 집권기인 1987년 11월 13차 당 대회 때 인민일보 1면은 최고지도부의 얼굴 사진을 아예 싣지 않고 지도부 명단만 게재하거나 덩샤오핑과 다른 지도자들을 똑같은 크기로 실었다. 개인숭배를 극도로 혐오했던 그의 지침에 따른 것이었다.
15차 당 대회(1997년 9월) 때 인민일보는 당시 최고권력자 장쩌민의 대형 사진을 1면 최상단에 실었다. 하지만 상무위원 7명의 사진을 나란히 실어 덩샤오핑의 지침을 어기지 않았다. 후진타오의 임기 중반인 2007년 17차 당 대회 때는 '상왕' 장쩌민의 영향력 탓인지 후의 사진이 전임자보다 줄었다. 시진핑 주석이 갓 권좌에 오른 2012년 18차 당 대회 때는 시 주석의 얼굴이 다른 상무위원들보다 미세하게 큰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