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에 거의 실물 크기만 한 시진핑 주석 초상 사진을 실어, 시 주석의 집권 2기 개막을 알렸다. 그 아래로 전날 기자회견장에서 시 주석을 중심으로 도열한 상무위원 7명의 사진이 실렸다.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다른 상무위원 6명의 얼굴 사진은 시 주석과 함께 실리지 못하고 뒷면으로 밀렸다. 덩샤오핑이 집단지도체제의 전통을 세운 이후, 새로 출범하는 최고 지도부의 얼굴 사진이 1면에 함께 실리지 못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 인민일보의 1면 편집은 시 주석이 절대권력자가 된 권력 지형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신문 1면을 보면 권력 1등이 보인다 -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6일자 1면(맨 오른쪽)에 새 지도부 구성을 알리며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의 얼굴 사진을 1973년 8월 10차 당 대회 직후 1면(맨 왼쪽)에 실은 마오쩌둥 사진과 비슷한 크기로 실었다. 반면 시진핑이 처음 총서기에 오른 2012년 11월 1면(가운데)에는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과 비슷한 크기의 시진핑 얼굴 사진을 게재했다. 시진핑 권력이 마오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당·정·군 다 틀어쥐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교체된 역대 당 대회 때 인민일보 지면과 비교해보면 집단지도체제가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는 게 드러난다. 문화대혁명 시기인 1969년 4월의 9차 당 대회 당시 인민일보는 1면 전체를 마오의 사진으로 도배했다. 마오 사후 복권돼 권좌에 오른 덩샤오핑은 이런 특별대우를 거절했다. 그의 집권기인 1987년 11월 13차 당 대회 때 인민일보 1면은 최고지도부의 얼굴 사진을 아예 싣지 않고 지도부 명단만 게재하거나 덩샤오핑과 다른 지도자들을 똑같은 크기로 실었다. 개인숭배를 극도로 혐오했던 그의 지침에 따른 것이었다.

15차 당 대회(1997년 9월) 때 인민일보는 당시 최고권력자 장쩌민의 대형 사진을 1면 최상단에 실었다. 하지만 상무위원 7명의 사진을 나란히 실어 덩샤오핑의 지침을 어기지 않았다. 후진타오의 임기 중반인 2007년 17차 당 대회 때는 '상왕' 장쩌민의 영향력 탓인지 후의 사진이 전임자보다 줄었다. 시진핑 주석이 갓 권좌에 오른 2012년 18차 당 대회 때는 시 주석의 얼굴이 다른 상무위원들보다 미세하게 큰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