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靑만찬 불참, 정부 길들이기?

    입력 : 2017.10.26 03:16

    12월 위원장 선거 다가오면서 계파 선명성 싸움이란 해석도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계 초청 만찬을 거부한 민주노총은 역대 정부가 노동 개혁에 나설 때마다 거세게 반발하며 발목을 잡았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에도 민주노총은 철도노조·화물연대 파업을 주도하며 정부와 각을 세웠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노조들이 정부 길들이기나 본때를 보여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민주노총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9년 만에 친노동 정부가 들어섰지만 민주노총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정부의 대화조차 "노동자는 정부의 홍보 사진에 동원되는 배경 소품이 아니다"는 등 이유로 거부한 것이다. 청와대가 만찬에 참석할 민주노총 소속 산별 사업장을 개별 접촉한 것에 대해서도 "조직 체계와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청와대 만찬 불참이 내부 계파 간 이해가 엇갈린 게 실질적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후보자 등록이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데, 이에 앞서 한국노총과 함께 대통령 만찬에 참석하는 것이 어떻게 비쳐질지 집행부 내부에서 부담스러운 목소리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투적 노동운동을 강조하는 '현장파' 계열의 현 집행부와 다른 계파 간 선명성 경쟁 등이 이번 불참 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노총 내에는 현장파와 노사정 대화도 필요하다고 보는 '국민파', 사회적 대화보다 투쟁을 중시하는 '중앙파' 등의 계파가 형성돼 있다. 한 노동 전문가는 "민주노총 선거가 올 12월에 끝나고 집행부가 구성되면 내년 사회적 대화 재개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며 "어떤 집행부가 들어서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노동 개혁에 협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노동계 초청이 반쪽 행사가 된 데 대해 25일에도 민주노총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이어졌다. 민주노총 페이스북 계정에는 "그저 싸우고 시위하는 걸로밖에 존재를 입증하지 못하는 구태에 질린다" "노동과 노동자를 입신양명과 정치적 욕망의 수단으로 볼모 삼는 지도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 "70~80년대식 사고에서 벗어나라" "당신들이 적폐다" 등 300여 개 댓글이 달렸다.

    [기관정보]
    문대통령 초청 만찬 거부···민노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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